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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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외
  • 김경일 기자
  • 승인 2015.07.23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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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김새별/ 청림출판/ 240쪽/ 1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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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모두가 외면한 이들의 죽음을 보듬어 주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그들이 전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를 이 책에서 옮깁니다. 이 사실 하나만은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다양한 죽음 속에는 언젠가 내가 맞닥뜨릴지도 모를 하루가,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 겪을지도 모를 오늘이, 지금 내 옆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매일 죽음의 현장으로 출근하는 유품 정리사가 쓴 최초의 책이 최근 발간됐다. 이십 년 동안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죽음과 마주한 유품 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를 정리해 서른 편의 이야기를 모은 책으로 펴냈다.

 책을 읽다 보면 처음 접해본 낯선 감정에 순간 눈물이 고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미처 그리고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전해준 저자인 30대 유품 정리사가 고맙기까지 하다.

 이십 대에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삶과 죽음에 관심에 가져 장례 지도사와 유품 정리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저자가 일하며 가장 힘든 점은 일보다 마음이 힘든 날이라고 전한다.

 ‘마음이 힘든 날’의 이야기들은 많다. 외국 유학 중인 딸에게 암에 걸린 사실을 알리지 않은 아버지의 사연은 눈물겹다.

 "부모의 사랑은 늘 놀랍다. 홀로 죽음을 맞이한 지 보름 만에 발견된 오십 대 남성의 반지하 집이었다. 유품을 정리하는데 손바닥만 한 수첩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열 가지’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TV에 소개된 맛집 가보기’ ‘친구들에게 연락해 목소리 듣기’ 마지막은 ‘시집가는 딸아이 모습 눈에 담기’였다. 그런데 그의 외동딸은 독일에서 유학 중이었다.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먼 타국에서 공부하는 딸을 위해 아버지는 자신의 병을 숨겼던 것이다."

 서울대 치대 수석 졸업생이 부모님께 전하지 못한 편지글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치대를 졸업했다고 해서 꿈이 꼭 치과 의사라는 법은 없었다. 편지 내용을 미루어 보건대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에 부모님 건강도 좋지 않고, 다른 형제를 언급하지 않았으니 외아들일 확률이 높았다. 그가 의사가 되고자 했던 것은 그래서였을 것이다. 감당할 것도, 책임질 것도 너무나 많았던 무거운 인생. 그러나 정작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노래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꿈,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못한 꿈이었다"

 일등만을 강요하며 폭력을 휘둘러온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의 이야기는 부모로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엄마가 자고 일어날 내일이 오는 것이 무서워서 아이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피해자는 왜 그토록 아들의 성적에 집착했을까. 결국 고 3짜리 아들을 살인자로 만들고 자신은 그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되고 만 것을. (…) 부모의 사랑이 너무나 고팠던 아이. 그러나 사랑 대신 몸과 마음에 상처만 받았던 아이. 누가 과연 이 아이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아이의 내민 손을 잡아주지 않았던 우리 어른들의 잘못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마지막을 지켜본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 가지다.

 명문대에 들어가고, 번듯한 직장을 갖고, 내 집을 마련하고, 좋은 차를 사고 등등 열심히 사는 것은 좋은 일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은 해야 할 일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동안 잊고 사는 것은 무엇일까를 묻고 있다.

제국을 설계한 사람들

폴 케네디/ 21세기북스/ 548쪽/ 2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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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로 유명한 세계적인 역사학자 폴 케네디가 제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영웅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펴냈다.

 이 책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문제 해결사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군사작전의 문제점은 물론 전략 설계자들이 어떻게 임무를 완수했는지, 그들의 임무가 왜 전쟁 연구에서 중요한지 등을 다룬다. 4년에 걸친 자료 조사가 이뤄진 만큼 촘촘한 내용들이 많다. 이름을 처음 들어본 인물들도 꽤 등장한다.

 ‘도둑 공격 전술’로 U보트를 격침시킬 방법을 연구한 호송선단 함장 조니 워커 대령, 멀린 엔진을 머스탱에 장착한 로니 하커 공군 대위, 디데이에 해안의 지뢰밭과 철조망을 거침없이 돌파할 수 있는 탱크를 개발한 괴짜 퍼시 호바트 소장 등등.

 전쟁 승리 원인을 ‘전략 설계의 힘’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시각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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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서니 도어/ 민음사/ 각 321, 464쪽/ 각 1만3천500원, 1만4천500원.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작 앤서니 도어의 장편소설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1·2권이 최근 나왔다.

 이 책은 눈먼 프랑스 소녀 마리로르와 독일 고아 소년 베르너가 모두가 정의를 외면하고 침묵하던 2차 세계대전 전후에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마리로르와 베르너는 마음에 상처를 간직한 순수한 영혼들로 등장한다. 이들은 세계 대전이라는 참혹한 상황에 맞닥뜨린 후 정의가 무엇인지, 삶에서 지켜나가야 할 것은 무엇인지 선택해야만 하는 시험대에 끊임없이 오르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렇게 불안으로 가득 찬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정의를 외면하고 침묵하며 황금과 권력에 취해 있던 시절, 모두가 보지 못하는 빛을 보는 소설 속 두 소년·소녀의 모습은 독자에게 큰 감동과 깨달음을 주며 마음을 진하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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