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이야기 할 땐 그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전하려 할 땐 그대의 손을 꼭 쥐어요."

 이런 가사로 시작되는 가요가 있습니다. 비단 사랑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보통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상대방을 가장 먼저 파악하는 경로가 바로 얼굴 표정입니다.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살피면서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음성언어로 대화를 하더라도 실은 시각정보를 통해서도 부지불식간에 소통은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의사소통의 요소 가운데 시각적 요소가 과반을 차지한다는, 학자들의 연구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얼굴을 통해 인종, 나이, 직업, 건강상태, 성격 등의 정보를 대부분 추정해낼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시각적 요소는 모두 눈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이기 때문에 소통에서 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눈이 맞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상명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구현정 교수는 ‘눈이 마주치는 것’은 매우 신비롭고 매력적인 특징이 있다고 말합니다. 서로 눈이 마주치게 될 때 공감과 사랑, 갈등과 미움이 교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눈은 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도구입니다. 대개의 경우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눈을 마주치는 것은 바로 대화의 통로가 열렸음을 알려주는 신호인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결례로 여깁니다만 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특히 웃어른과 대화를 나누면서 눈을 마주 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 드린 여러 이유로 대화 시에는 눈을 잘 마주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물론 그 눈은 선하게 뜬, 부드러운 눈이어야 하겠지요. 심지어 어느 서양의 학자는 ‘진정한 의사소통이 성립되는 때는 오로지 눈을 마주 보며 이야기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무언가를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내가 말을 하는 동안 상대방이 오랫동안 나에게 눈길을 주었다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볼 수 있을 까요. 긍정적인 상황과 부정적인 상황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분위기라면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거나 나를 흥미롭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상황은 상대방이 나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어서 부릅뜬 눈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언젠가 소통의 비언어적 요소에 대해 말씀을 드릴 때에도 시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가 있습니다. 눈은 감정이 느낌의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통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눈동자의 움직임 뿐 아니라 시선을 주는 눈빛, 빈도, 각도 등도 대화의 내용과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화에서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청중들에게 눈길을 전혀 주지 않은 채 준비한 원고만 읽어 내려간다면, 아무리 그 내용이 좋은 것일지라도 제대로 전달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입니다.

 인터넷 검색 중에 우연히 발견한 어느 카페의 캠페인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따뜻한 눈길이 입을 대신하게 하자!" 맞습니다. 때로는 눈빛 하나로도 진심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백 마디 천 마디 말보다도 더 큰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눈빛으로도 충분이 의미 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다른 사람과 주로 어떤 눈빛으로 대화하는지 되돌아보시고 혹시 고칠 부분은 없는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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