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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세준 (사)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총재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날은 무조건 다 쉽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행복한 생활인이라는 뉘앙스가 진하게 풍긴다. 노는 날이라는 말만 들어도 그냥 좋기만 한 우리들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쉬는 날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이라고 본다.

 엊그제 어느 드라마에서 무례하게 힘을 자랑하며 조선을 지배하려는 후금(청) 장수 용골대가 그를 찾아와 "화무십일홍이며 오늘의 힘이 내일의 멸망일수도 있다"고 대드는 조선 세자에게 한 마디 뼈아픈 소리를 한다. "힘이 없는 자가 힘 있는 자를 이기려면 우선 힘이 없다는 것부터 인정하는 것이 바로 이기는 길"이라고 답했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쉰다는 것, 내일의 성장발전을 위해 오늘 잠시 당장의 어려움을 애써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그야말로 반전이라는 수사보다 더 지혜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차원에서 성인에 이르러 두루 공부하고 연구하며 정진하는 일 역시 삶 속에 취약한 부분과 빛남의 자기경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광복 70년을 맞아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해 전국의 고궁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 같은 서비스와 함께 그야말로 공짜로 휴일을 하나 얻었는데 주위를 살펴보면 여가를 즐기는 유형도 다양해 그냥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사람, 친구들과 어울려 술 한잔 했다는 사람, 집안일, 주변 일에 하루 온 종일 바빴다는 사람, 가족과 함께 여행을 했다는 사람, 좋아하는 레포츠로 하루를 보냈다는 사람, 책과 TV, 바둑으로 조용히 보냈다는 사람 등등 각자의 성격, 환경에 따라 공휴일을 보내는 방법 역시 천차만별이다.

 특히, CEO의 경우 그가 경영하고 있는 회사의 조직분위기에서 휴일관리, 여가선용 패턴이 많이 좌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대부분 휴일은 별스러움 없는 그저 무난한 여가생활로 휴일을 보내는 것 같다.

 다만 여기서 여가를 보내는 양태를 크게 대별해 본다면 정적인 휴일 보냄과 동적인 휴일 보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양자 공히 뜻 있는 일이라 어느 한편에 치우침은 없지만 상호보완적, 양자 선택적으로 나갈 때는 일단 한 번쯤 그 조화의 묘를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

 즉, 정태적인 취미가 수동적, 방어적 생활자세를 견지한다고 가정해보면 동태적인 취미생활은 능동적, 공격적 생활자세를 가질 개연성이 크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등식도 개인차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막연하기만 하다.

 정태적인 사람이 능동적, 공격적 성향의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동태적인 사람이 수동적, 방어적인 성향의 취미를 가질 수 있다. 바둑을 두면서 삶의 길을 생각하고 영화감상, 독서를 통해 폭 넓은 인생을 간접 경험할 수 있게 된다고 본다.

 낚시와 인생은 관조의 생활관계로 해석되고 있으며 가로 세로 열아홉 줄로 구성된 바둑판은 인생의 무궁한 경지까지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한다.

 밤을 새워 낚시찌를 바라보며 자연의 이치와 인내, 사고의 한계까지 극복해보려 애쓰는 모습에서 오히려 내면의 무서운(?) 강태공의 강함을 찾을 수도 있다.

그리고 서로 질 수 없다는 듯이 소리 지르며 뛰고 점수 한점 가지고 목청을 있는 대로 높여도 시합이 끝나면 일단 땀이 뒤범벅이 된 채 서로가 서로를 격려 칭찬해주는 테니스 같은 운동이 그렇게 공격적이고 자극적이며 강한 의미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때문에 이러한 취미생활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데는 주의와 깊은 통찰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부 역시 몰라서 배우는 게 아닌 좀 더 지혜롭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여가 선용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CEO의 좋은 취미생활, 건전한 여가선용, 끊임없는 공부와 학습은 미래에 대한 투자요 보장이며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 개강하는 CEO아카데미 8기 원우 모든 분들에게 이런 의미를 담아 새삼 격려를 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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