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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택 <인천상공회의소 회원지원부장>
신독(愼獨). 동양 고전인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에 실려 있는 구절이다. 신독은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자기 수양 지침이다. 신독에 대한 해석은 학자에 따라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몸가짐을 바로 하고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풀이한다.

 철학적이고 복잡한 의미는 생각하지 말고, 신독을 글귀 그대로 ‘혼자 하기를 삼가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의미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는 네트워크 사회다. 현대인들은 과거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수많은 관계와 관계 속에 살고 있다. ‘관계와 관계’가 복잡하게 이어진 네트워크에서 벗어나면 생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현대 사회의 모든 현상은 네트워크 속에서 나타나고 존재한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신화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정치·사회·문화 어느 분야의 현상도 여러 관계가 연동되어 나타난다.

 IMF 경제 위기가 단순한 경제 위기가 아니었던 것처럼, 경제 분야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문제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고 정치 문제이기도 하고, 사회 문제이기도 하고, 문화 문제이기도 하다. 기업은 현대 사회의 핵심이다. 기업에는 현대 사회의 모든 현상이 농축되어 있다.

 따라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계로 이루어진 현대 사회의 네트워크에 적응해야 한다. 사회 일반의 현상 변화를 빠르게 읽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기업은 생존할 수 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최근의 경제 환경에서 기업의 진정한 가치는 이윤 창출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회와의 긴밀한 관계와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은 기업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사회와 그 변화를 빠르게 읽어 빠르게 적응한 기업은 흥하고, 변화를 읽지 못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최근 잘 나간다고 하는 기업은 사회와 소통하고 사회 변화를 잘 읽는 기업이다. 휴대전화 시장을 선도하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 도래를 읽지 못하고 전통을 고수하다가 쇠퇴하였다. 허름한 주차장에서 시작한 애플은 주차장에 갇혀 있기보다는 사회와 소통하고 변화를 감지하여 시장을 선도하였기에 일등 기업이 될 수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 기업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 기업은 생존을 위하여 담장을 넘어 광장에 나와 시대를 읽고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이 담장을 벗어나 사회와 소통을 강화하려 해도 기업 홀로 한다면 비용이나 시간, 인력의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기업의 대사회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를 활용한다면, 기업은 비용·시간·인력을 절감하고 수월하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공회의소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상공회의소는 설립 이후 어떤 단체보다 앞장서 기업의 대사회 소통 강화와 시대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지원해왔다. 130년이 넘는 상공회의소의 역사는 상공회의소가 기업의 대변자로서 시대적인 소임을 충실히 수행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는 기업이 시대의 변화를 읽고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밥상을 차려놓고 있다.

 기업인에게 시대를 읽는 혜안을 주는 CEO아카데미,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지식재산센터, 시장 확대를 위한 키워드 FTA활용센터, 인력양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맞춤형 인력을 육성하는 인적자원개발위원회, 기업인의 고충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기업애로지원센터, 기업인들의 상호소통 강화를 위한 다양한 기업인모임 등 잘 차려진 밥상으로 기업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혼자 하기를 삼가고, 인천상공회의소가 펼쳐놓은 광장에서 서로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 시대를 읽는 지혜를 배우는 기업인만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경영환경을 이겨내고 영원히 생존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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