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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범 아나운서
얼마 전에 제가 몸담고 있는 경인방송에서 제5회 송도세계문화축제를 개최했습니다. 5년 전 인천에 그리고 송도에 한국적인 광장 문화를 만들고자 시작했었습니다.

올해 축제는 예년보다 규모가 2배 이상 크게 준비를 했고 감사하게도 역대 최다 관중인 약 40만 명이 운집하는 대성황리에 행사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규모 뿐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새로운 기록이 양산되었습니다.

 축제 공연 면면에도 변화를 시도했었습니다. 특히 제가 사회를 보았던 개막식에 대해서 말씀을 좀 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이번 송도축제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바로 개막식이었습니다.

 일촉즉발의 남북 대치 상황이 계속되었더라면 당연히 축제에도 영향을 미쳤을텐데 다행히도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었고 또 광복 70주년을 맞아 ‘인천정신’을 제대로 고양시키고자 하는 주최 측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천이 낳은 거장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 선생님을 특별히 모셨습니다. 최 선생님께서는 구순 가까운 연세에도 노구를 이끌고 흔쾌히 무대에 올라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한 개막식 현장을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워주신 관객들 가운데에는 모 장애인시설에서 특별히 초대한 장애우 여러분들과 국토 수호의 최 첨병인 군인들 등 각계각층에 계신 분들을 최대한 많이 모셨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소통입니다. 주 타겟 층이 정해져 있다시피 한 여느 축제와는 달리 남녀노소, 민관군, 빈부귀천의 차별 없이 전 세대 전 연령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한마당을 만들고자 했던 당초의 취지에 비추어 ‘소통’이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또 지역 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이 바로 ‘불통’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계층 간의 갈등 역시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 중의 과제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얼마 전에 ‘계층상승 사다리에 대한 국민인식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부정적 응답이 81.0%였는데 2013년 조사 때보다 5.8% 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20대에서의 부정적 응답은 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계층상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생애주기별로 20∼30대엔 주거비 부담 경감, 40~50대를 위해서는 사교육비 부담 경감, 60대 고령층에게는 주거비 및 의료비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주제넘은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저는 여기에 덧붙여 계층 간 소통의 문제도 꼭 짚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도 없다면 불통이 주는 폐해를 고스란히 안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나와 틀리다’가 아니라 ‘너는 나와 다르다’의 개념이 필요합니다. ‘다름’과 ‘틀림’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소통의 기본 전제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입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모든 전제와 의견 그리고 판단이 끼어 들지 않는 상태에서 바람직한 소통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여러 차원에서 ‘소통’을 시도했던 이번 송도세계문화축제에서의 작은 노력들이 지역 사회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기를 그리고 그 소통의 결실을 풍족히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우리 주변에 소통이 꼭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생각해보시고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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