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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갱스터 랩 또는 힙합에 대해 알고 싶다면 바로 이 영화를 보라."

 힙합 역사에서 가장 악명 높은 그룹 N.W.A의 활동과 해체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10일 개봉한다.

 N.W.A는 세상에 대한 불만을 은어와 욕설로 표출하는 것이 특징인 갱스터 랩 (Gangster Rap)의 대명사이다. N.W.A는 행동하는 까칠한 흑인들(Niggaz Wit Attitudes)의 약자로, 거침 없는 비판을 담은 가사가 가득한 랩으로 힙합 음악계를 평정한 그룹이다.

 미국 LA의 컴턴 지역의 마약상이었던 이지 이(제이슨 밋첼 분)는 거리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바로 클럽에서 DJ로 일하는 친구 DJ 옐라(닐 브라운 주니어 분)와 닥터 드레(코리 호킨스 분)를 꼬셔 힙합 그룹을 꾸린다. 의기 투합한 사람이 2명 더 생긴다. 바로 MC렌(알디스 호지 분)과 아이스 큐브(오셔 잭슨 주니어 분)이다. 이것이 실제 N.W.A 멤버들이 1986년에 의기투합한 과정이다.

 이후가 더 극적이다. 영화 제목과 같은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이란 곡으로 1987년 데뷔해 새로운 힙합 장르, 갱스터 랩의 시대를 연다.

 이어 빈민가 흑인 청년들이었던 N.W.A 멤버들은 가장 큰 사회반향을 일으킨 문제곡 ‘Fuck Tha Police(1988년)’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당시 흑인들을 향해 행해진 LA 경찰의 무차별적인 가혹 행위를 비난하는 가사 때문에 FBI로부터 경고 서한과 함께 미국 전역에서 방송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팝 역사상 방송 노출 없이 1천 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첫 번째 앨범이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당신들의 음악은 불법적인 것 들을 찬양하고 있잖소"라고 문제 곡을 비난하는 주위의 말에 N.W.A 멤버들은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실제로도 당당했다고 한다.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데 어떻게 아름답다고 이야기를 한단 말이요. 우리는 랩은 현실을 반영한 예술이요"라고 반문한 그들은 ‘세상이 외면하는 흑인들의 실상을 알리는 저널리스트’라는 평가와 함께 대단한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성공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매니저가 적절한 수익을 배분하지 않고 멤버들의 불화로 인해 아이스 큐브가 1989년 솔로로 탈퇴하면서 그룹은 해체된다.

 그룹 해체 이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식석상에서 서로를 비난할 정도로 갈등이 커진다. 나중엔 화해를 했지만 1995년 멤버 이지 이는 에이즈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난다.

 이 영화는 이렇게 N.W.A의 화려한 순간부터 마약과 술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했던 멤버들의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또 아이스 큐브의 실제 아들인 오셔 잭슨 주니어가 아버지 역을 맡아 연기했다는 것을 알고 보는 것도 재미있다.

 과격한 라임과 하드코어 비트를 사용해 분노와 좌절을 담아낸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 미국에서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릴지는 미지수다. 내용이 너무 미국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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