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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전 세계적으로 노인인구 비율 증가 속도 1위, 합계 출산률 감소 속도 1위, 자살률 OECD 국가 중 1위. 현재 우리나라가 속한 주소이다.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노인인구 비율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자살도 노인이나 청소년층이 고위험군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노인이 되면서 경제적 능력이 없어지고 자식들은 자기들 살기에 바쁘고 부모님들 모시거나 방문하는데 소홀해지고 어쩌다 가끔씩 의례적인 방문을 하게 된다.

 특히 홀로 노인들은 자식들 방문을 기다리며 그리워하고 외로워하며 살아간다. 그 중에서는 우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삶의 의지가 하나도 없는 노인들도 있고 누군가의 보살핌이 24시간 필요한 노인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로 홀로 자신의 거주지에서 임종을 기다리고 있는 적지 않은 노인들이 있다.

 한마디로 정말로 죽지 못해 살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이 자살을 많이 한다는 것도 역시 그들의 삶이 만만치가 않고 미래가 고달프다고 느끼는 것이리다.

 임종을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은 보통 경제적으로 어렵고 자식이 있다고 해도 그들의 삶도 쉽지는 않아 누구를 돌볼 여력이 없고 이웃의 도움을 청하지도 않고 사회적 관계를 갖지도 않는다.

 그에 반해 가족과 함께 교류를 하고 자주 만나는 이웃이 있는 노인은 사는 즐거움이 있어보인다. 이들은 하루를 가족과 그리고 친구와 이야기 하다가 시간을 보낸다. 이런 분들은 질병이 있다고 해도 자기관리를 잘한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것은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이고 여기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으로 보인다. 나이 들수록 가족이 가까이 있어야 하고 가족이 가까이 없는 경우에는 노인들의 삶의 질에는 친구가 필수조건이다.

 노인들의 삶의 질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는 ‘우울감’이다.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건강, 경제적 요인, 가족 등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주변의 관심, 사회적 지지가 있는 경우에는 극복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가 없어서 주변의 관심이 끊기는 경우에는 자신이 무가치하게 느껴지고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보건소에서 방문간호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제공을 받는 노인들의 상태는 이와 같이 자신의 건강관리를 잘 하고 있는 분에서부터 거의 입원치료를 하든지 혹은 지역사회 연계가 여러 부분에서 다양하게 필요한 분들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자원봉사 연계가 점점 잘 이루어지며 제공하는 기관도 증가하고 있으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 즉 친구나 이웃 등의 도움이 하나도 없을 때, 가족의 관심이나 친구의 관심이 적은 경우, 사는 것이 너무 우울해서 사는 낙이 없을 때 그래도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지역사회 연계다.

 지역사회 연계는 많은 자원봉사 체계를 필요로 한다. 가족이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가족이 외면해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사회적 관심이고 이 관심은 많은 사람들의 봉사로 만들어 질 수 있는 지역사회 연계체계다.

 인간은 모두 나이가 든다. 안심하고 나이 먹을 수 있게 하는 것! 안전하게 느끼게 하는 것!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앞으로 우리 사회에 바래는 것은 좀 더 많은 봉사자원이 생기고 이로 인해 좀 더 훈훈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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