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개하라(Go-Betw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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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성 / 쌤앤파커스 / 352쪽 / 1만6천 원

"남이 만든 것을 연결만 해주는 인터넷 종합쇼핑몰을 운영하는 알리바바의 평가액은 132조에 이른다. 제조 기능은 다 다른 업체에게 맡긴 애플은 세계 최고의 제조회사인 삼성전자보다 수익이 6~7배다. 이처럼 앞으로 미래 사업의 기회는 매개(媒介)에 있다. 소유하지 말고 연결하고, 생산하지 말고 매개하라."

 저자인 임춘성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가 정보통신 기술과 디지털 경제 전문가로서 주목한 것은 바로 ‘매개’ 또는 ‘연결’이다. 알리바바·아마존·페이스북·카카오 등 요새 잘나가는 기업들은 사실 모두 산업사회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세상을 순식간에 장악해 제조업체보다 더 가진 자의 위치를 굳힌 이 기업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저자는 제조업체 사이에 끼어들어 자릿세와 유명세를 챙기는 얌체 비즈니스 개념을 매개로 보았다.

 "매개 비즈니스 기업들이 이제는 세상을 쥐락펴락할 것이다. 미래 시대는 존재가 아니라 관계, 소유가 아니라 연결과 통제의 시대다"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비즈니스 판도를 읽기 위해 알아야 할 8가지 매개 전략을 소개한다. 필터·커뮤니케이터·모빌라이저·코디네이터·어댑터·에이전트·매치메이커·컴바이너 등이 바로 세부 전략들이다.

 ‘초연결 시대에 권력은 길목에서 나온다’며 필터(Filter) 전략을 소개한 내용이다.

 "근원적으로, 필터의 성공 요인을 한 단어로 말하면, ‘분리(Separation)’입니다. 양편의 가운데 길목에서 선별하고 설정하는 필터는, 양편이 분리될수록 힘을 발휘합니다. 힘을 얻고 그래서 성공하려면, 양편을 가능한한 분리시켜야 합니다.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게’ 만들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물리적으로 먼 거리를 연결하는 경우 유통업의 유통 마진은 높아지고, 직판이 없어야 본사와 구매자는 더 멀어져서 다단계 판매자의 수익이 증가합니다."

 또 매개자로 성공하기 위해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 전략을 소개하면서 분석한 ‘중독’효과는 특히 재미있는 내용이다.

 "매개 대상자들이 매개자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면 빼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이것이 매개 대상자가 매개자에게 중독되는 것이며, 매개자가 매개 대상자를 길들이는 것입니다.

 물론 매개 대상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그러나 매개자를 필요로 합니다. 매개 대상자에게 신뢰를 주고 종종 관계도 확장시켜 주는 매개자는 참 요긴한 사이(가운데)존재입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 사이존재는 그때그때 필요한 매개자를 찾는 탐색 비용을 줄여주고, 장기적 관계이므로 계약 비용도 줄여주고, 의구심이 없으므로 감시 비용도 줄여줍니다. 커뮤니케이터는 기본적으로 조력자이지만 프로슈머처럼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미래직업 등 세상의 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8가지 매개 전략을 상세히 소개한다. 또 이를 어떤 상황, 어떤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조목조목 안내한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좀 어렵다. 목차부터 찬찬히 훑고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봐야 할 정도로 말이다.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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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이치로 / 한빛비즈 / 231쪽 / 1만2천 원

"나의 18년 직장 생활은 실패했다. 아직 젊은 당신은 나처럼 실패하지 않기를 바란다."

일본의 한 대형 백화점에서 18년을 근무하고 퇴사한 저자가 직장 생활의 경험과 후회를 정리하면서 작성한 블로그 글이 입소문을 타 최근 책으로 출간됐다.

일본의 명문 국립대인 교토대를 졸업한 저자는 이 책에서 직장 생활을 돌아보며 느낀 교훈 12가지를 정리해 놓고 있다.

"입사 첫날부터 사장을 목표로 전력 질주했어야 했다", "회사의 색깔에 물들었어야 했다", "자만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내의 인간관계에 관심을 더 가졌어야 했다", "동기가 먼저 승진하는 것을 웃으며 넘겼어야 했다" 등 경험을 통해 얻은 후회와 조언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시간’이다. 직장 생활에서 마주치게 되는 어려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미래를 보라고 충고한다

그릴 수 없는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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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실 등 8명 / 215쪽 / 1만3천 원

「그릴 수 없는 자화상」은 1998년 설립된 인천작가회의에 소속된 소설가 8명의 대표 작품을 엮은 책이다. 노동문제 등 우리 사회의 현실을 주로 판타지와 리얼리즘의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

소설가 이상실·조혁신·최경주·김경은의 단편은 판타지 기법을 도입한 소설이라고 한다면 유영갑·홍인기·안종수, 황경란의 단편은 리얼리즘 문학이 추구하는 전통적인 문법에 충실한 소설에 가깝다.

이상실의 「그릴 수 없는 자화상」은 지하철 객차 안에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건과 몽환적 정신세계를 통해 도시인의 부조리하고 파편화된 삶을 집요하게 포착한다.

조혁신의 「벌레」는 도시 외곽에 떠밀려 사는 삶의 지리멸렬함과 정신적 공허함을 벌레를 통해 조롱하는데, 인간과 벌레의 갈등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황경란은 그의 작품「얼후」에서 분단과 이주의 삶을 묵직한 언어로 보여줘 관심을 끌고 있다. 구입 문의: ☎032-876-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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