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법 원외재판부’ 유치 당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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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고법 원외재판부’ 유치 당위성
인천·부천·김포시민 420만 명 항소심 재판 ‘서울 원정 불편’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5.10.08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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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생일을 맞은 기호일보는 인천지역 사법부의 역사를 돌아보고 다가올 40년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내년 개원하는 인천가정법원, 광역등기국 그리고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유치에 공들이고 있는 고법 원외재판부까지 들여다본다.

인천지방법원은 구한말 개설된 이래 격동의 한 세기를 지역 주민들과 영욕을 함께 한 유서 깊은 법원이다. 인천지법은 21세기 서해안 시대를 주도하는 법원을 표방하며, 현재 인천시·경기도 부천시·김포시 등을 관할구역으로 본원과 부천지원, 강화·김포·군법원 및 7개의 등기소를 두고 있다.

# 인천지법, 인천지역 사법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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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개항장 재판소


1895년 5월 10일 대한제국 칙령 제114호가 공포됨에 따라 닷새 뒤 설치된 인천개항장재판소가 현재 인천시 남구 학익동에 자리 잡은 인천지법의 효시다. 인천항이 개항(1883년)되면서 1895년 인천개항장재판소가 감리서 내에 설치됐고, 이후 1909년 경성지방재판소 인천구재판소가 됐다. 인천구재판소는 행정에서 사법을 독립시켜 재판에 관한 일체의 사무를 맡았으며 개항시대 사법기관으로서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했다.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이 1896년 황해도 치하포에서 일제의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복수를 위해 일본 육군 중위를 처단하고 투옥됐던 곳이기도 하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됨에 따라 인천재판소도 명성을 잃었다.

 그해 12월 21일자로 일본 왕의 칙령으로 각지의 영사관 자리에 이듬해 2월 인천이사청을 통감부와 함께 개청했다.

 이사청은 일제가 본격적인 한국 침탈 작업에 들어갔을 때와 맞춰 서울과 인천 등 지방 각지에 설치한 지방 통치기관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민사재판 업무도 이뤄졌다.

당시 인천이사청은 현재 인천 중구청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후 1910년 옛 인천시 중구 보건소 자리에 건물을 짓고 이전해 1912년 경성지방법원 인천지청으로 개편됐고 인천부, 부천군, 강화군, 김포군 등의 구역을 관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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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천지법 학익동 청사
인천지청은 20여 년간 이 자리를 지키다가 1932년 조선총독부의 방침에 따라 공식적으로 폐지되자, 인천부민, 김포·강화·부천군민들은 서울에서 업무 처리를 해야 하는 불편을 들어 거세게 반발하며 복설을 주장했다. 결국 신청사(1935년 완공)를 건립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신청사가 지어진 1935년부터 인천의 사법부는 옛 감리서 자리에 설치돼 경성지방법원 인천지청이라는 이름으로 광복을 맞았다. 광복 후 서울지방심리원 인천지원(1947), 서울지방법원 인천지원(1948) 등으로 개칭되다가 1963년 서울민·형사지방법원 인천지원이 되면서 법률 제1497호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1963년 12월 13일 공포)’에 따라 합의부지원으로 승격됐다. 1972년 2월 법원이 주안 석바위로 이전하면서 1973년 인천지원 건물에 대한준설공사가 들어섰고, 현재는 이 터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 40여 년 전 석바위 시대를 열다

석바위로 옮긴 인천의 사법부는 서울지방법원 인천지원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수원지방법원 인천지원(1979)으로 다시 개칭을 했다. 지원에 머물렀다 인천지법으로 독립한 것도 석바위에 있을 때 일이다. 법률 제3655호에 따라 1983년 9월 1일 ‘인천지방법원’으로 승격했다. 역사적으로 첫 독립법원으로 자리매김한 석바위 터에는 인천가정법원과 인천지법 광역등기국을 짓고 있다.

법원이 석바위로 이사오면서 석바위 주변은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상권이 발달했다. 석바위 시대를 마감한 것은 2002년 6월 24일 현 남구 학익동에 새 청사를 지으면서다. 옛 석바위 청사 부지에는 인천가정법원과 인천광역등기국이 2016년 3월 개원 예정이다.

# 학익동 본원·석바위 가정법원&광역등기국 시너지

인천가정법원은 가사소송 및 소년보호사건 등 사건을 처리하는 기능상 특수성을 고려한 전문법원으로서 인천·김포·부천시민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가정법원에는 현재 인천지법 등기과 그리고 동인천·북인천·계양·남동·서인천등기소를 통합한 인천광역등기국도 함께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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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주안 석바위 청사


인천지법이 관할하는 지역의 사법서비스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것은 물론, 학익동으로 법원이 이사온 뒤 침체된 인천시 남구지역 경제 활성화 등 인천지역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법원 측은 보고 있다. 인천지역은 가사사건과 소년보호사건이 연간 1만 건에 달하는데도 인천지법에서 관장해 그동안 가정법원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됐다. 가정법원과 광역등기국이 들어서면 인천지법 본원은 민·형사 등 사건의 집중할 수 있어 학익동과 석바위 법원의 대시민 서비스의 질도 함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가정법원은 248억5천만 원을 들여 1만㎡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된다. 이곳에는 청소년법정, 조사실, 교육장 등 재판업무 관련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가정법원 옆 6천600㎡에 157억 원을 들여 광역등기국도 짓고 있다.

# 항소심 인천서 받고 싶다

인구 300만 시대가 코앞인 인천에는 고등법원이 없다. 관할지역은 인천시와 경기도 부천·김포시, 인천지법 부천지원이 부천과 김포를 관할한다. 이 지역 인구는 약 418만 명이다. 인천지법에서 발생하는 항소 건은 연간 약 2천 건에 달한다.

그러나 인천지법 관할 지역에 고법이 없어, 민·형사 단독사건을 제외한 합의부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받으려면 서울시 서초동에 있는 서울고법까지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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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정법원·광역등기국 조감도.
 반면, 인구가 100만 정도인 수원에는 고법 설치가 지난해 2월 확정돼 2019년 개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원가정법원이 들어서고, 성남·여주·평택·안산·안양 5곳에 지원도 들어설 계획이다. 현재 수원지법은 서울 소재 지법 5개와 인천·의정부·춘천지법과 함께 서울고법을 상급 법원으로 두고 있다.

수원고법은 서울고법이 맡고 있던 경기도 내 지법의 상급 법원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지역 정치권과 인천변호사회를 중심으로 서울고법 원외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최재호 인천변호사회장은 "인천보다 도시 규모가 작은 곳에도 고법 원외재판부가 설치됐다"며 "인천과 부천, 김포를 합하면 약 420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에게 사법행정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현재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등 5개 도시에 고등법원을 운영하고 있다. 사법부는 이 고법들 소재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소송 당사자의 편의를 위해 창원·청주·전주·제주·춘천에 각각 고법 원외재판부를 두고 있다.

 내년 3월에 석바위에 가정법원과 광역등기국이 신설되면 기존 가사재판부와 등기과로 사용하던 인천지법 내 공간을 원외재판부로 활용할 수 있고,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인천 법조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김연옥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집행위원장은 "420만 명인 인천지법 관할 인구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전주(187만 명), 춘천(155만 명), 청주(158만 명)에도 원외재판부가 설치돼 있다"며 "대법원은 인구 수와 고법 항소 건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천시민 고법 유치 10만인 서명부를 받은 유정복 인천시장은 박병대 법원행정처장과의 면담에서 "인천 원외재판부 설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의가 매우 크다"며 "대법원 규칙 개정 등을 거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재호 회장은 "원외재판부가 설치되면 재판부가 지역의 실정을 잘 알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재판이 이뤄질 것이다"라며 "민사도 그렇지만 형사사건의 경우 특히 재판부가 지역의 실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은 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 항만을 끼고 있는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전국 3위의 도시"라며 "향후 급증할 법률 수요를 감안해 원외재판부가 조속히 설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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