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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102분 / 미스터리 / 15세 관람가

살인 사건에 연루된 세 사람이 10년 뒤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신작 ‘비밀’이 15일 개봉된다.

 영화 ‘비밀’은 10일까지 열리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벌써 화제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각색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박은경·이동하 감독이 연출을 맡아 죄와 벌, 용서와 증오라는 딜레마 속에 갇힌 사람들의 심리 묘사를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평이다.

 기존의 다른 스릴러 영화들처럼 스케일이 크거나 잔인한 장면은 많지 않다. 애초에 그런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작성된 시나리오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극적인 살인 사건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주인공이 아니라, 가해자·피해자의 가족들이 어떤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지를 담고 있다.

 두 감독들이 영화 시사회에서 한 말이 이를 대변한다.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기존의 영화들을 보면, 처절하게 복수하거나 아니면 나중에 쉽게 용서한다. 그러나 실제 살인 사건을 겪은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오랜 시간 아무 것도 못 하고 가슴을 쥐어짜며 살고 계시더라. 말로는 복수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은 아무 것도 못하고, 말로는 용서했다고 하지만 그것도 아니더라. 살인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이후의 모습들을 영화를 통해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10년 뒤, 만나서는 안 될 세 사람이 재회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극적으로 살인자를 검거한 형사 이상원(성동일 분)은 홀로 남겨진 살인자의 딸 기정(김유정 분)을 데려와 이정현이라고 이름도 개명해주고 정성껏 키운다.

 그들 앞에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남철웅(손호준 분)이 정현의 선생님으로 나타난다. 사실 남철웅은 정현의 아버지가 벌였던 연쇄 살인 사건으로 약혼녀를 잃고 오랜 세월을 죄책감에 빠져 지낸 인물이다.

 이 때부터 세 사람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비극적인 하나의 살인 사건을 통해 서로 다른 각자의 비밀을 품고 있는 세 사람은 서로를 향한 의심으로 생채기를 내며, 만나지 말았어야 할 지독한 악연이 다시 펼쳐진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들 간의 만남을 통해 감춰졌던 비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이 영화의 비극성은 더 커진다. 그 절정은 10년 전 그날의 비밀이 낱낱이 밝혀지고 세 사람이 모이게 되는 성당 장면에 있다. 참고로 이 장면은 강화 교동도 폐 성당에서 촬영됐다는 것을 미리 알려둔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흥미로운 설정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엉성한 액션 신은 옥에 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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