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완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머리가 아프다고 투정 부리는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가 가기 싫어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해 혼을 내시나요? 그러나 어린 아이의 두통을 무조건 꾀병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이것은 만성 두통이나 중병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프다며 투정 부리는 아이를 무조건 혼내지 말고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뇌종양은 두개골 내에 생기는 종양을 말하며, 흔히 종양의 악성도에 따라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구분한다.

소아 뇌종양의 경우 성인에 비해 그 특징에 차이가 있다. 소아 뇌종양은 양성보다는 악성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악성인 경우에도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치료에 잘 반응하는 종류가 많아 적극적인 치료로 성인에 비해 생존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성인과 비교했을 때 천막하 부위(소뇌, 뇌간)에 잘 발생한다. 대뇌에 생긴 종양은 종양의 종류에 관계없이 의식 장애, 팔다리의 운동 장애, 언어 장애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기능의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으나 소뇌에 생긴 종양의 경우 위와 같은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적다. 하지만 수두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에 주의를 요한다.

소아 뇌종양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류가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른의 뇌종양에 비해서는 완치 가능한 종양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소아 뇌종양을 어떠한 증상으로 발견할 수 있을까?

뇌종양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성인의 경우에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힘들지만, 더욱이 뇌종양을 가진 아이는 스스로 아픈 것을 잘 호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유아의 경우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점차 커질 때, 잦은 구토가 있거나 잘 먹지 못 할 때, 눈을 맞추지 못 하거나 발육이 느릴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유아기 이후에는 두개강 내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구토 현상이나 시력 장애 등을 호소하며 발작도 나타난다. 이와 같은 증세로 뇌종양이 의심되면 CT· MRI 등 의 진단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치료의 원칙은 성인의 경우와 다름이 없지만 다만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뇌종양을 불치병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뇌종양의 종류·위치·크기에 따라 그 결과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양성 종양의 경우 대부분 수술이나 전위적 방사선 수술을 통해 완치되며, 일부의 경우에서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 경과만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악성 뇌종양의 경우에서는 일반적으로 조직학적 확진을 위해 수술을 시행한 후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고 일부의 경우에서는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뇌종양은 현재까지 알려진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앞서 언급한 뇌종양 증상이 발견되면 다른 진료과를 떠돌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증상이 의심될 때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도움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윤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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