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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평생교육원장
가을이다. 하늘은 높고 날씨는 쾌청하다. 맑은 가을 하늘아래 곳곳에서 여러 가지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평생학습박람회는 다양한 연령층의 학습자가 모여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평생학습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인천재능대학교평생교육원은 3년째 인천지역에서 열리는 평생학습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는 2주 연속 남구평생학습박람회와 인천평생학습박람회에 참가하여 박람회장을 찾은 인천시민들과 평생교육의 즐거움을 나눴다.

아동보육과 학생은 어린이들과 함께 풍선아트를, 호텔관광과 학생은 시민들에게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알렸다. 뷰티케어과 학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네일아트로 시민들의 손을 예쁘게 만들어주었다. 학생들은 학습의 즐거움을 체험하는 동시에 학교 밖에서 시민들과 만나면서 졸업 후 일하게 될 현장을 배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올해 개최된 평생학습박람회는 예전과 달리 훨씬 다양하고 수준 높은 행사가 많았다. 여러 민간단체와 공공기관은 남구평생학습박람회는 물론 ‘인천 학(學), 날아오르다!’를 주제로 열린 인천평생학습박람회에 참가해 시민들과 만났다. 한마디로 민관 거버넌스 모델이 자연스럽게 구현된 자리였다.

 최근 서울시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생애단계별 학습 패러다임을 다양화하고, 시민의 평생교육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평생학습 도시, 서울 종합계획(안)’을 내놨다. 이 계획은 평생교육 현장이 광역(기초)자치단체와 민간영역을 아우르는 총괄적 공적 지원체계가 없다는 반성에서 시작됐다.

서울시는 이 계획을 통해 ‘서울특별시 평생교육진흥원’을 주축으로 1천여 개의 평생학습기관을 긴밀하게 연결시키고, 공공·대학·시민을 모아 민·관 거버넌스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평생교육현장에서 거버넌스에 주목한 것은 민간영역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평생교육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천은 2013년에 인천시 평생교육 진흥의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을 목적으로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을 개설했다. 개원 이래 여러 가지 활동을 벌여왔지만, 300만 인천시민이 평생교육의 즐거움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운영조직 강화가 필요하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1본부, 5개실, 1센터에서 30명이 일하고 있다. 더욱이 인천보다 인구규모가 적은 대전시가 설립한 대전평생교육진흥원도 1본부 3부, 2팀에 43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의 조직규모는 원장을 포함해 11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은 운영조직 확충과 함께 직원의 전문성 강화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전문성을 갖춘 전담 직원 선발이 필요하지만, 인천시를 압박하고 있는 재정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인천평생교육진흥원 전체 직원 상당수가 인천시에서 파견된 공무원이다.

 파견공무원들도 책임감을 갖고 평생교육원 업무에 임하고 있으며,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평생교육분야에서 순환보직의 한계를 뛰어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해가 갈수록 중요성이 커져가는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공공과 민간이 협력 상생하는 평생교육환경이 구축되어야 하며, 여기에 지역 기업도 함께 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거버넌스가 거론되었지만, 민간과 공공영역의 활동이 겹치는 평생교육 현장에서 거버넌스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더욱이 썰물처럼 들고 나는 인기영합 중심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난립을 막고, 교육수요자와 기관별 특성에 맞는 평생교육 강좌 개설을 위해 민관협력을 위한 노력은 절대적이다.

 이는 보다 수준 높은 내용으로 시민의 평생교육욕구를 수용하고 교육의 성과가 인천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관협력의 상생모델인 거버넌스의 중심체로 활동해야 할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의 역할제고를 위해 운영조직 확대와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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