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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효성 소설가/기호일보 독자위원
건강 검진에서 신체질량지수(BMI : Body Mass Index)가 24.17로 나왔다. 과체중이다. 성인병 예방을 위해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체중 조절은 중년 이후의 사람들에게 필수 항목이 된 지 오래지만 요요 현상 없이 정상 체중을 유지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BMI 수치가 18.5이하는 저체중, 18.5~23은 정상체중, 23~25는 과체중, 25~30은 경도비만, 30이상이면 고도 비만, 35를 넘으면 초고도비만이다.

내 체중이 비만까지는 아니어도 수치가 비만에 가까워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다짐해 보는데 생각대로 체중 조절이 잘 될까에 고민이 생긴다.

 여러 번 다이어트를 시작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험이 있어 서다. 게다가 의사 선생님은 표준체중에서 10%를 더 줄여야 보기 좋은 미용체중이 된다고 압박이다.

 나는 과식이 원인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기초대사량이 줄어들었으면 먹는 양을 줄여야 하는데 운동은 하지 않고 먹는 양은 그대로거나 더 늘어났으니 문제다. 운동이 몸에 체화되어 습관이 될 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작심 3일, 작심 10일을 반복해 자책을 하지만 쉽지가 않다. 저녁 모임도 잦고 야식을 먹는 습관까지 생겨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비만은 우리뿐만이 아니라 세계 인구 공통의 문제로 심각하다. 비만 인구가 영양실조 인구보다 훨씬 많다는 통계도 있다. 10년 후인 2025년이면 전 세계 성인 비만 인구가 10억 명을 초과할 것이고 과체중인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무려 27억 명이 비만이라는 예측을 세계비만기구에서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비만으로 해마다 사망하는 사람이 300만 명 쯤 되는데 이에 드는 비용이 2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천200조 원이라 하니 엄청나다.

 성인 비만도 문제지만 앞으로는 소아비만이 더 큰 문제를 발생할 것이라 시한폭탄이다. 글로벌 식품회사들이 무차별 공격적 마케팅으로 개발도상국과 빈민국을 패스트푸드로 점령해 엄청난 물량을 공수하고 있어 서다. 남미, 중동, 동남아, 중국 등에 소아비만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원인이 패스트푸드라는 지목에 수긍이 간다.

 비만의 원인은 다양해서 유전적인 요소도 강하게 작용한다고 한다. 현생인류의 조상은 SLC16A11이라는 굶주림을 견디는 유전자가 있었고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FTO유전자도 있어서 식량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면 몸속에 축적해 둔 에너지를 소량씩 사용하면서 배고픔을 견뎌내고, 풍족한 먹을 거리가 생기면 한없이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해 에너지원을 체내에 최대한 저장할 수 있게 진화되어 생존해 왔다는 학설이다.

 이런 유전인자들이 빙하기와 수렵채취로 먹을 것이 부족했던 원시시대에는 생존을 도왔겠지만 현대인에게는 당뇨병 같은 무서운 대사질환의 원인제공 역할로 나쁜 유전자가 되었다.

 인류는 생각보다 진화의 과정이 더뎌서 수 만년이 지나도 조상의 유전자를 세습하여 이어가고 있어서 비만 유전자를 고민하게 만든다.

 육체노동은 줄어들고 앉아서 하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칼로리는 높고 영양소는 적은 인스턴트 식품과 페스트푸드가 넘쳐나는 시대다.

 유혹하는 음식을 절제할 줄 아는 정신력도 필요하고 올바른 먹거리인지 고민하며 정량의 음식 섭취와 적당한 운동으로 넘치지 않도록 식욕을 조절하여 자기 관리를 해 나가야 하겠다.

30년 전에만 해도 비만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잘 먹어 살이 찐 부유한 비만이라 선망이었지만 지금의 비만은 가난한 비만이라 상황이 다르다.

체중관리부터 양질의 음식 섭취까지 건강을 유지하려면 돈과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얻을 수 있다.

복지의 다양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대지만 저소득층의 비만관리도 행복한 세상 만들기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되겠다. 당장 나도 체중 10% 줄이기에 매진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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