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있으나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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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있으나 그림의 떡
김규찬 인천시중구의회 의원(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 기호일보
  • 승인 2015.11.12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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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찬 인천시중구의회 의원
지금 내 주위에 길이 없다고 상상을 해보자. ‘무슨 뜬금없는 소리를 하나’라고 말할 것이다. 길이 없다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은 성립이 안 될 것이다.

길이 있어도 지나다닐 때마다 비싼 통행료를 내고 다닌다고 생각해보자. 집에서 학교 갈 때, 직장 갈 때, 친구 만나러 갈 때, 가게에 물건 사러갈 때, 산책 나갈 때, 구청 갈 때, 쓰레기 버리러 나갈 때 마다 비싼 통행료를 내야 한다고 가정 해 보자. ‘무슨 소리하냐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다그칠 일이다. 길이 있어도 통행료 비싸서 다니지 못하면 길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이 없는 현실에서 살고 있는 주민이 있다. 내 집 드나 들 때 마다 비싼 통행료를 내고 다니는 주민이 실제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인천 중구 영종도 주민들이다.

국민이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 중구 영종도에 가려면 영종대교나 인천대교를 이용 할 수밖에 없다. 이 다리들은 비싼 통행료를 내야 하는 유료도로이다.

물론 영종에서 월미도까지 뱃길이 있으나 이 뱃길도 비싸다. 그래서 국민들이 인천국제공항이나 영종도, 용유도, 무의도, 장봉도에 갈려고 해도 비싼 통행료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이렇게 도로가 있어도 비싼 통행료 탓에 도로의 이용 효과가 반감된다.

 국민들이 영종을 찾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인천시가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조성한 경제자유구역인 영종하늘도시와 미단시티 활성화가 지지부진하다.

영종에 사는 주민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외부로 통행하면서 과다한 교통비지출로 생계 위협을 받고있다. 경제자유구역 청라, 영종 입주민들은 부지조성 원가에 영종대교나 인천대교 외에 제3연륙교 건설비용을 포함해 이미 납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서 도로를 건설하는 사무가 주요 업무인 국토교통부가 엉뚱하게도 제3연륙교 건설을 가로막는 협약을 민자업체와 체결했기 때문이다.

무료도로가 없이 내 집 드나 들 때 마다 비싼 통행료를 내는 현실도 어처구니없는데, 정부가 국민의 편에 서지 않고 민자업체 편에서 ‘경쟁방지조항’이라는 특혜성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민자업체가 국가재정이 아닌 자기자본으로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할 때는 최소운영수입보장금이라는 제도로 건설리스크를 보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것도 모자라서 영종대교, 인천대교 외에 제3연륙교를 건설할 경우 민자업체에게 최소운영수입 보장금액과 기간을 늘려주는 소위 경쟁방지조항을 당초 협약도 아닌 변경 협약서에 추가함으로서 민자업체에게 이중의 특혜를 부여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영종IC를 거쳐 제3연륙교 건설 예정지까지 8차선 왕복도로가 완공된 채 텅 비어 있다는 것이다.

 제3연륙교는 착공조차 하지 않았는데 연결도로는 이미 완성되어 있다는 것은 경쟁방지조항이 포함된 변경협약을 체결한 2005년 이전에 국토교통부, 인천시, LH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3연륙교 건설을 합의했다는 증거이다.

 이미 2003년에 제3연륙교를 건설한다는 것을 관계기관이 합의 해놓고도 2005년에 제3연륙교 건설시 추가 보전하는 협약을 맺은 것은 배임행위나 다름없다.

 해법은 간단하다. 2003년 처음 협약 맺을 때는 없던 경쟁방지조항을 협약을 변경해 민자업체에게 특혜를 주었다면, 다시 협약을 변경하여 특혜를 철회하면 되는 것이다.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협약서는 원천무효라는 것은 상식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힘 있는 시장론을 내세워 당선됐고, 제3연륙교 건설을 공약으로 청라, 영종주민의 지지를 받았다.

유정복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해 부당하고 잘못된 협약을 파기하고, 국민 복지를 위해 전 국민 무료도로 영종∼청라 제3연륙교를 즉시 착공하도록 건의해야 한다.

 인천시가 인천대교의 6% 지분을 가지고 있어 유정복 시장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경쟁방지조항은 민자업체가 과도한 특혜를 받아 간 것이니 인천대교 주주단도 스스로 특혜를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생각해 보라. 인천대교 운영 25년 동안 15년간의 운영수입 보장해주고 있다. 이 기간은 민자업체가 운영수입을 보장 받는 것이다.

그런데 왜 경쟁방지조항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조항을 끼워 넣어서 최소운영수입 보장기간 이후에도 국민혈세로 민자업체의 수익을 보장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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