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단체 카톡 몇 개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SNS가 보편적이다..jpg
▲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요즈음 단체 카톡 몇 개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SNS가 보편적이다.

 날이 갈수록 얼굴을 보고 대화하지 않아 페이스북이나 밴드나 카톡에서 즉각적인 반응에 더 민감하게 되는 것 같다. 단체로 묶어서 의사소통하는 카톡 때문에 편리한 면도 있지만 괴로운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낮이고 밤이고 주말이고 주중이고 간에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 때문에 괴로워하는 부하 직원이 있고, 단체카톡을 하지 말라고 부탁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스트레스를 받아 병이 나는 직원도 있다. 이쯤 되면 단체 카톡은 괴로운 괴물이다.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단체로 묶어 서로 한마디씩 하여 보지 않는 사이 읽지 않은 대화가 500개 이상 넘어가고 모두 보는 것이 힘들어 ‘요약해 줄 사람?’ 하고 찾는 글도 보았다.

 사람들 사이에 얼굴 보고 하는 의사소통도 쉽지 않은데 얼굴 보지 않고 하는 의사소통은 더 어려울 것 같지 않을까? 그런데도 갈수록 얼굴 보고 하는 의사 소통보다는 SNS를 통한 의사소통을 더 부담 없어 하는 것 같다.

 페이스북에 좋은 글만 올리고 자랑하고 싶은 모습만 올려서 나만 행복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친구들만 보는 글인 줄 알고 학교 생활에 불만이 있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만의 글을 올렸다가 그 글이 공유돼 교수와 학교 관계자들이 모두 보게 되고, 그뿐만이 아니라 학교를 방문하는 다른 사람들까지 보고 읽게 돼 전혀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단순하게 그냥 친구들끼리 수다를 떨려고 했던 것인데 모두에게 공개돼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는 당혹감은 가히 상상할 만하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인데 얼굴 보고 대화도 힘들고 얼굴 보고 하지 않는 대화도 힘들다. 남이 올리는 글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고, 근무 진행 상황을 묻는 상사 때문에 주말에도 늘 휴대전화를 보고 있어야 하는 처지에 분노를 느끼고 그렇다고 말도 못하고 거절도 못하는 상황이 문명의 편리가 만들어낸 상황이다.

 내가 올린 글 때문에 내가 곤혹을 당하고 그뿐만 아니라 여론몰이를 하고자 할 때에도 SNS는 아주 좋은 기능을 한다. 무엇이 옳고 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채 단체에 묶여있는 사람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할 뿐이다.

 그러고 보면 이런 SNS는 나의 외로움만이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순간적인 반응을 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체에 묶여 있는 사람들이 서로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 주는 것도 필요한 순간이 있지만 바른 판단을 하고 의견을 개진할 때 그 묶여있는 단체는 신선하다.

여론몰이에 바른 반응을 하고 지위를 이용해 약자에게 아무 때나 관계없이 수시로 응답을 요구하는 대상에게 적절하게 무응답이나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것 등을 기대하는 것은 세상 모르는 순진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글로 남기는 SNS에서의 의사소통 매너는 글을 남기는 사람의 인격이고 수준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적절한 페이스북 이용, 밴드 이용, 단체 카톡 이용에 대한 글 매너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수단이므로 좀 더 조심스러운 글과 예의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일 것으로 생각되며 도를 넘는 데 대한 규제와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눈살 찌푸리지 않는 SNS 환경을 위해서 서로 조금씩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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