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변화할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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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변화할 줄 알아야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법학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15.11.26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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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스스로 변화할 줄 알아야 발전이 있다. 그러나 스스로 변화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가령 개인이 습관을 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 예컨대, 짜게 먹는 음식습관을 바꾸는 일,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갖는 일, 담배를 끊는 일 등은 쉽지 않다.

 개인이 스스로 변화하는 일도 어렵지만, 국가가 스스로 변화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그렇지만 개인이든 국가든 외압에 의해 변화가 강요되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이 의사의 강권에 따라 생활습관을 바꾸려 할 때는 이미 건강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국가도 외압에 의해 변화가 강요되는 상황이 되면 모든 국민이 큰 고통을 당하게 된다.

19세기 구한말 시절 우리 조상들은 외부세계의 변화를 알지 못하고 개방을 거부하며 쇄국정책을 고집하다가 일본의 침략과 열강국가들의 외압에 휩싸이게 된 가슴 아픈 실책을 저지른 바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스스로 변화할 줄 알아야 현명한 것이다.

 뉴스에 의하면, 최근 유엔이 우리나라에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명예훼손죄와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를 폐지하라고 권고했고, 사형제 폐지 및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석방과 대체복무제의 도입도 촉구했다고 한다.

또한 "인종과 성적 지향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주문했고, 통합진보당 해산과 관련해선 "그런 조치는 과잉금지 원칙이 구현될 수 있도록 보장하면서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밖에도 ▶평화적 집회 보장 ▶모든 노동자(공무원과 실직자 포함)에 대한 노조가입 허용 ▶군(軍) 내 폭행사건에 대한 공정한 조사 실시 및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교정시설 독방감금과 보호장비의 예외적 허용 등도 권고했다고 한다.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가 유엔으로부터 다방면에 걸친 인권개선 권고를 받은 사실은 국민들을 매우 당혹스럽게 한다.

 한편, 지난 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평판을 좌우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라며 "마치 낮과 밤처럼 남한과 북한을 다르게 만들어온 민주적 자유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금년 한국 경제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과 중국발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었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권위주의 시도가 더 큰 위험요소라는 지적이다. 사설은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혁, 인터넷상의 반대 여론 통제 등 3가지를 거론했다.

 우리가 오랜 동안 세계 각국에 대해 ‘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성취한 나라’라고 자랑해 온 것을 생각하면, 유엔으로부터 인권개선 권고를 받은 일이나 미국의 유력 일간지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은 일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권고와 비판을 ‘지나친 내정 간섭’이라고 불쾌해 하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한 ‘우정 어린 충고’로 여겨야 할 것이다.

 오늘은 지난 22일 세상을 떠난 거산(巨山)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는 날이다. 그는 6년 전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화 시대를 이끌었던 ‘큰 산’이었다.

유신 말기에 정치탄압을 받아 국회의원에서 제명될 당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한 말은 지금도 유명하다. 그는 문민정부를 탄생시켰고, 군사정권 시대의 권위주의 문화를 대대적으로 개혁했다.

또한 금융실명제, 5·31 교육개혁, 지방자치제도 도입 등 어려운 과제를 성사시켰다. 임기종료 직전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불명예를 남기기도 했지만, 나라의 발전에 커다란 금자탑을 세운 역사적 위인이다.

거산(巨山)의 명복을 빌면서, 고인이 평생 추진했던 ‘민주화’가 이 땅에서 더욱 진전되도록 하늘에서도 도와주기 바란다. 우리 국민이 외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변화할 줄 아는 지혜와 힘을 갖도록 북돋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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