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화가

109분 / 드라마 /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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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던 시대, 1867년 조선 당대 최고의 판소리 대가인 신재효 명창과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도리화가’가 25일 개봉했다.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다.

 춘향가·심청가·토별가·박타령·적벽가·변강쇠가의 여섯 마당 판소리 사설을 정립한 동리(桐里) 신재효 명창(류승룡 분)은 진채선 등 여류소리꾼을 길러내 여자도 판소리를 할 수 있는 길을 연 판소리 대가로 유명하다.

 그가 남긴 여러 개의 판소리 작품 중 ‘도리화가’는 제자 진채선을 그린 노래로 알려져 있다.

 도리화가(桃李花歌)는 신재효가 제자 진채선의 아름다움을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핀 봄 경치에 빗대어 지은 판소리의 제목이다.

 17살에 신재효에게 발탁돼 판소리를 배운 뒤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이 된 진채선(배수지 분)은 명창 반열에 올라 흥선대원군의 총애를 받았지만 생애 마지막 행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사실 없다.

 또 한 명의 실존 인물이 영화 속에서 등장한다. 동편제 대가인 판소리 명창 김세종(송새벽 분)이다. 신재효와 함께 조선 최초의 판소리 학당인 동리정사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소리선생으로 나온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우연히 신재효의 판소리를 듣고 감명을 받은 진채선이 여자는 발조차 들일 수 없는 동리정사를 기웃거리며 영화는 시작된다. 하지만 신재효는 여자는 소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단호히 진채선의 청을 거절한다.

 남장한 채 몰래 동리정사에 들어간 진채선의 소리를 들어본 신재효는 "판소리는 양반이 아닌 백성들의 소리"라는 생각으로 그녀에게 판소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흥선대원군이 전국의 소리꾼을 모으는 경연 ‘낙성연’을 개최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신재효와 진채선은 발각되면 죽음을 면치 못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양반이 아닌 중인 신분으로 태어난 신재효와 기생집을 전전하던 소녀 진채선이 사회의 제도에 맞서 함께 벌이는 도전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게다가 주연배우 류승룡·배수지·송새벽 등의 연기도 좋다.

 하지만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 열풍을 몰고 온 배수지의 컴백 작품치고는 개봉 첫날 기록이 좋지 않은 편이다. 영화 ‘내부자들’,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검은 사제들’에 이어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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