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속이지 않는 진실됨과 도전정신이 삶을 복(福)스럽게 만든다고 봅니다."

안동원(53) 한강수질생태탐사단 정책국장의 말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 경제환경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평소 관심이 많던 기계장비분야에 발을 들였다. 자동차를 비롯해 다양한 기계분야를 경험하던 그에게 운명처럼 ‘유압’ 기계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창업을 위해 지난 1988년 남양주시에 자리잡은 그는 유압기계 유통업체 ‘리프톤’을 시작, 현재 최고의 소형 유압제품 유통업체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국내 생산업체에 타격을 줘선 안된다는 판단에 그는 시장에 없거나, 수입 제품만 전문적으로 유통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자신이 판매한 제품에 대한 철저한 보증과 한걸음에 달려가는 현장 AS까지 제공하는 그의 소식을 접한 덴마크 기업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기계에 대한 꾸준한 학습으로 엔진은 물론, 수중보트까지 다양한 전문분야를 개척한 그.

"한번은 등대를 세우는 작업을 했는데 섬에 들어가 각종 기계를 직접 수리하면서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였어요. 섬 사람들이 함박웃음 지어주니 만족스러울밖에요"

그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AS부품도 모두 비싼 수입품이다. 좀 더 비싸더라도 소비자가 더 오랫동안 기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저가 제품으로 피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의지에서다.

다른 사람이 가보지 않은 길을 선호한다는 그에게 올해는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팔당댐 밑에 가라앉은 폐선을 수거하는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그가 몸담은 한강수질생태탐사단이 나선 것.

▲ 한강수질생태탐사단원이 물 밖으로 드러난 폐션의 일부를 절단하고 있다.
▲ 한강수질생태탐사단원이 물 밖으로 드러난 폐선의 일부를 절단하고 있다.
수심이 얕은 곳에 반쯤 드러나 있는 폐선으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환경보전협회의 의뢰에 현장 답사에 나선 한강탐사단은 인력으로 어렵다고 판단, 바지선 건조를 계획했다.

기계에 해박한 그를 중심으로 중량물과 부력, 면적 등을 정확히 개선한 탐사단원들과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바지선을 건조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그의 기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빛을 발했고, 탐사단원들이 똘똘 뭉치면서 건조는 시작됐다. 원가 절감을 위해 보증된 세척통을 사용하고 수질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싼 아연각관을 투입한 바지선이 완성됐다.

드디어 지난달 초 5t짜리 6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폐선 수거 작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지금 눈앞의 1개의 깡통을 줍지 않으면 나중에 1만 개로 불어날 수 있어요. 폐선이 자연에 안좋다는 건 상식이잖아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탐사단원들 모두가 보람과 쾌감을 느꼈으니 성공 아닌가요."

그는 끝으로 "앞으론 사업영역을 확대하려 해요. 제가 판매하는 제품을 수중 작업에 접목해 잠수사 분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라며 시원한 웃음을 남겼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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