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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동식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겨울에는 낙상에 의한 고관절(엉덩이)·손목 골절의 빈도가 여름에 비해 현격히 증가한다. 겨울 빙판길 등에 넘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추운 날씨로 인해 외출이 줄어 햇볕을 받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비타민D 부족 현상이 생기는 것도 원인이다. 특히 노인들은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골밀도가 낮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빙판길에서 넘어지면 땅에 손을 짚으면서 손목 골절이 많이 생기며,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 고관절과 척추에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우리 몸의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고관절에 부상을 입으면 기본적인 움직임에 제약이 많아 삶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척추 골절은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척추가 압박을 받으면서 일어난다. 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신경마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 회복을 위해서는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보조기 치료를 받아야 하며 안정을 취해야 한다. 척추 골절은 엑스레이 촬영을 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을 짚으면서 흔히 손목 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 골절은 변형을 유발하고 손목에 관절염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통증과 부종(몸이 붓는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채동식 교수는 "겨울이 되면서 낙상으로 치료를 받는 노년층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골절 후 폐렴·욕창·출혈 등 2차 합병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안전하고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노인의 경우 빙판이 생기는 눈이 온 다음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보호자를 동반하거나 지팡이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 내의·목도리·장갑 등을 착용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빙판길에 미끄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발 착용을 권한다.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외출 전에 또는 야외 운동을 즐기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어 줘야 하며, 보폭도 평소보다 줄여 걷는 속도를 천천히 해야 한다.

이 외에도 가정에서의 낙상 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접수된 65세 이상 고령자 안전사고 1만2천195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다치는 곳은 바로 가정(7천617건·62.5%)이었다. 가장 많은 사고 유형은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친 경우였다. 집 안에서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명을 밝게 하는 등의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화장실은 낙상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장소다. 가족 중 노인이 있다면 반드시 화장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물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변기나 욕조 옆에 노인이 잡고 일어날 수 있는 손잡이를 설치하면 도움이 된다. 낙상 사고는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만약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초기 대응도 중요하다.

채동식 교수는 "넘어졌을 경우 급하게 일어나려고 하지 말고 통증이 있는 부위를 먼저 확인한 다음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며 "통증이 심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병원을 방문해 골절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채동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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