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채훈 삼국지리더십 연구소장1.jpg
▲ 나채훈 삼국지리더십 연구소장
#1 "중국은 북한의 붕괴나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북한으로 들어가 여러 가지 형태로 개입할 것이고,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중국의 북한 진입을 막을 물리적 힘이 없다. (상황이 벌어지면) 중국은 즉각 북한에 진입하여 국경선에서 50㎞ 떨어진 지역에 자체적으로 난민수용소를 설치할 것"이라고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버넷 교수가 전망했다는 보도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통일 대박론’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요지다.

물론 이는 통일 대박론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북한에 투자한 중국기업이나 관계자들이 절대로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는 일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란 점에 방점이 있다.

 #2 "공산당은 너무 썩었고, 인민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보다 태자당(중국혁명 원로들의 자제들로 구성된 세력)쪽에서 더 강경하게 나온다는 보도다.

 뉴욕타임즈에 의하면 엽선영(모택동사후 4인방 체포를 주도한 엽검영 원수의 아들)과 호덕평(공산당 총서기였던 호요방의 아들)등 시진핑 주석과 절친한 이들이 보수성이 강한 기존의 태자당과 달리 경제적으로 민간을 중시하는 자유주의, 사회적으로 부정부패 척결의 틀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도 역시 단순한 개혁 주장이 아니라 시진핑 주석의 부패 척결을 곁에서 지원사격 하는데 방점이 있으며, 대외용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대외용의 겨냥은 미국의 견제에 대한 것이다. 미국은 자기의 국익을 위해 중국의 경제적 역동성을 활용하며 민주시장체제로서의 전환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자신과 맞먹는 강자(强者)로 부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군사·경제·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재관여·재균형 정책을 확고하게 다짐’하는 발언을 했다. 이처럼 국제적 환경에서 중국은 답답한 일이 꽤 많다.

 #3 지난 가을 아프리카의 빈국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시내에 사하라사막이남 최초의 지하철이 등장했다는 보도다.

 보도에 의하면 이 지하철은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전동차 제작, 선로 공사, 운영시스템까지 중국 기술진이 주도했고 공사비 5천500억 원 가운데 85%를 중국이 차관으로 제공했다.

자본과 기술을 빌려주고 인프라 사업을 벌이게 한 뒤에 운영을 맡아 본전을 뽑고 미래의 우호세력으로 만든다. 이런 식의 항만공사와 고속도로 건설, 댐이나 공항 등등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대역사(大役事) 대부분이 중국의 몫. 간혹 유럽 쪽에서 접근하면 중국은 건설비용 등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막아버린다. 한마디로 중국은 멀리 내다보는 것이다. 단기적인 수익에 급급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며 끌어안는 중국 외교의 전통인 원교(遠交)의 전형이다.

 흔히 중국인의 기질을 이야기할 때 ‘불의(不義)는 참아도 불이익(不利益)은 참지 못한다’고 한다.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경제에 대한 중국인의 감각은 정말 천부적인 듯하다.

 당장의 이익도 계산하지만 먼 훗날까지 내다본다. 정치든 외교든 기업투자든 간에 그 시선은 다르지 않다. 관료, 기업가, 심지어는 태자당 모두가 같다.

그들에게 중국이라는 나라는 성공의 지름길이자 상징이다. 우리가 오래전에 경험했듯이 나라가 앞장서고 기업이 뒤를 따르는 산업화 과정에 국민들의 헌신적인 응원과 단합이 있고 희생을 값지게 받아들이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삼국지 최후의 승리자가 된 통일 진(晋)의 시조 사마의가 오장원의 제갈량에게 번번이 패하면서도 부하들에게 오히려 웃으며 했다는 말이 있다.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일을 망친다(小不忍則難大謀)’ 오늘의 우리나라 정치인들, 관료들, 재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우리의 행복과 삶의 질을 가꾸어가는 것이야말로 국가와 정치와 기업의 대모(大謨)아니겠는가.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