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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범 아나운서
제가 진행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얼마 전에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방식의 연정을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경기도가 지난 9일에 도내 31개 시군, 그리고 도의회와 함께 상생협력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올 봄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만들어진 자리였습니다. 만남의 장, 상생협력의 장, 정리의 장, 소통의 장 등 네 파트로 나누어 1박 2일간 열렸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도와 시군이 상호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참석자들은 경기도 연정 발전 방안 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 주한미군 공여구역과 주변 지역의 효율적 활용 방안, 경기도형 임대주택, 메르스 등 감염병 격리치료 시설 운영 등에 대한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토론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사안들 중에는 기초 지자체의 힘만으로 금방 해결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것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생 차원에서 도와 시군이 힘을 모아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연정의 정신을 되살려 합의한 사항들도 여럿 눈에 띕니다. 청년 실업 등 지역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창출 사업 발굴, 고용 촉진 지원을 함께 손을 맞잡고 진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올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메르스 같은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에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공조 체제를 구축하기로 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도 채택했습니다.

주한미군 공여구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특별법 개정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공동건의문을 내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도와 각 시군 사이에 갈등 사안이었던 5급 이상 인사교류에 대해서도 협약이 체결되었고 역시 풀기 어려운 숙제인 재정협력에 대해서도 협약을 맺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도와 각 지자체 그리고 도의회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일인데 공동선언문과 협약의 형식으로 뜻을 모으는 성과가 도출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지난 36년간 지자체간 갈등 요소였던 상수원 보호구역 문제 역시 경기도와 용인시, 평택시, 그리고 안성시가 관련된 공동 연구 용역을 진행하기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문제는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몇 년 전부터 여러 번 다루었던 것인데 각 지자체마다 입장 차이가 너무 커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사안이었습니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해결의 물꼬라도 트게 된 것은 주목할 만합니다.

 저희 프로그램의 리포터가 상생협력토론회에 참석한 분들에게 소감을 물었는데 그동안 소통의 시간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 했던 상황에서 이런 자리가 만들어지게 된 것 자체를 대부분 반기는 눈치였다는 전언입니다.

취임 당시부터 ‘연정’이라는 화두를 들고 나온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번 토론회에 대해 "지난 4월 첫 번째 만남에서 소통의 자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서 대화를 통해 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선순환의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묵혀왔던 문제들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서로가 상생하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경기도와 도내 31개 시 군이 서로 잘 소통해서 지역 현안이 하나둘씩 풀려나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통의 문제는 비단 지자체들만의 고민거리는 아닐 것입니다. 서로의 시각차가 워낙 커서 조율을 시도조차 못하던 문제들을 안고 있는 갈등의 현장이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습니다.

앞서 경기도의 경우를 살펴본 대로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고 대화를 통해 서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입니다.

자신의 입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상대방의 처지와 형편을 헤아릴 줄 알아야 비로소 소통의 문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소통의 자리를 한번쯤은 만들어야 할 일이 있는지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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