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jpg
▲ 장순휘 정치학박사
결국 북한은 전문가의 예측대로 수소폭탄 실험을 1월 6일 오전 10시에 기습적으로 실시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옛말도 있지만 사람보다도 세상을 잡겠다는 꼴이 됐는데, 이 안에 대한민국이 포함됐으니 나라가 온통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난리다.

 손자병법 제1편 시계편에 "병자(兵者) 국지대사(國之大事) 사생지지(死生之地) 존망지도(存亡之道) 불가불찰야(不可不察也)"라 하여 "전쟁은 국가의 가장 중대한 일이니 국민의 생사와 국가 존망의 기로이니 항상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엄정한 정의를 할 만큼 국가의 어떤 업무보다도 중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는 당리당략에 우선해 정쟁에 뜨고 지는 무정부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지럽기도 하다. 그러니 국가안보가 뒷전으로 밀린 상황에서 과연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더라도 강력한 대북 응징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17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객원연구원 조엘 위트가 "북한이 2020년께 100킬로톤(kt)의 폭발력을 가진 수소폭탄(水素爆彈)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던 뉴스가 있었다. 이것은 무시무시한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강 건너 등불 보듯이 조용히 넘어갔다는 것을 기억조차 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가 돼 있다.

 설상가상 12월 26일자 뉴스에는 2016년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예측기사가 보도됐다. 2010년 5월 비공식 3차 핵실험이 있었다는 보도가 중국과학기술대학에서 발표한 점을 고려한다면 지난 2013년 2월 4차 핵실험 이후 5차 핵실험이 되는 것이다. 이 뉴스에도 국내 여론은 사소한 가십거리 정도로 취급했다.

 2012년 통일연구원이 북한을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 이것은 당시 충격적 발표였으나 역시 우리 사회는 특별한 주목을 갖지 않았고, 마치 미국의 대북문제 정도로 무반응을 보여서 외신에서는 한국사회의 파격적인 침묵에 놀라운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북한의 수소폭탄 100kt 생산 가능성은 1945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핵폭탄 위력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2020년께 배치된다는 예상은 그야말로 국가존망(國家存亡)의 안보위기가 다가오는 것이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은 추가 핵실험 없이도 2020년 이후 최대 100개의 핵폭탄 보유와 미사일 발사실험 없이도 1천 기의 미사일 탑재 가능성을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한미동맹을 근거한 미국의 핵우산정책과 오바마정부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정책의 실패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이 안보위협의 직접적 당사국인 우리로서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정부와 국방부에 호소하고자 한다.

 급선무로 8·25남북합의를 무효선언하고, 휴전선 전 전선에서 일제히 대북확성기 방송을 시작해야 한다. 이 결심부터라도 안 하면 대한민국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