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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정치학박사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가 임종을 앞두고 한 말이 그의 묘비명(墓碑銘)으로 세워졌는데 그 문구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현재 북한의 핵·수소폭탄 실험까지 이른 한반도의 안보 정세에 대한 논평으로 적절할 수도 있는 문구다. 결국 닥칠 것이 닥칠 상황이다.

 지난 10일 김정은은 인민무력부를 방문해 "자주권과 생존권 수호 그리고 평화와 안전을 위한 자위적 조치이며,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는 궤변을 주장했다.

어린 김정은으로서는 김일성·김정일 선대에 이은 핵무장의 유훈을 달성했다는 통치 카리스마의 확보와 국내외 정세의 가속적인 압박으로부터 정권의 생존을 위한 단발마적 선택으로, 초강력 무장을 개발해 온 것을 종결하고 대한민국과 미국에 대해 엄중한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정치적인 해석이 된다.

 현재 국내 언론은 천편일률적으로 핵실험 장면을 계속 반복해 방영하고, 위협 능력이 상세히 설명되고 한미동맹 군사력의 시위까지 혼재하면서 국가적 위기상황처럼 긴박한 보도가 연출되지만 대안 없는 국방부 비난 위주다.

전형적인 보도 형태로써 소 잃고 외양간 앞에서 떠드는 꼴이다. 물론 즉각적으로 휴전선에서 대북 방송을 하고, 미국은 핵우산보장 언급과 ‘B-52폭격기’가 출격비행을 하는 등 무력시위를 했지만 사실(fact)로써 북한의 핵위협은 장차 대량생산과 실전 배치라는 비대칭전력의 군사적 주도권을 장악할 것이 명약관화하지 않은가?

 이제 역으로 북한 핵문제는 대한민국의 생존 문제로 부메랑이 됐다는 것을 전 국민은 깨달아야 한다. 북한의 불법적 핵실험을 비난하는 여론몰이식의 아우성은 더 이상 불필요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와 북핵 6자 회담국과의 외교적 대응 제재와 병행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독자적인 한국형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대북전쟁 억지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우리의 생존을 자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한국형 대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과거 북한과의 갈등에서 "미친 개는 몽둥이로 다스려야 한다"는 경험을 살려 휴전선과 서해상에서 도발한다면 가차없는 응징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과거 8·18 도끼만행사건 때도 ‘폴번연작전’으로 강력 응징했을 때 비로소 사과를 받아냈고, 지난해 8월 목함지뢰사건 때도 155㎜ 29발로 반격해 우리 군이 달라졌음을 보여 준 것처럼 무엇보다도 우리 군이 강하게 대응하고 변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국방장관 직속으로 북핵전담부서를 만들고, 합참 직할부대로 ‘북핵 선제공격 TF’를 편성해 유사시 즉각적으로 폭격할 수 있는 특수부대를 운영해야 한다. 더불어 Kill-Chain과 KAMD를 조기에 보강할 필요도 있다.

 이처럼 전쟁 양상이 변화됨에 따른 우리 군의 주력군을 공군력으로 전환해 강력한 대북전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군은 ‘국방개혁2030’을 국가의 존망을 걸고 철저히 실행하고, 가능하다면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필요하다면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백지화해 핵주권의 길을 열어 놓고 미국의 전술핵을 공식적으로 배비하는 것도 검토돼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반민족적이며 반평화적인 북한에 대해 서울시내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무수한 깃발로 거리를 행진하던 그들의 모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동족을 핵으로 겁박하는 북한에 침묵하는 우리들 속의 그들은 누구일까 하는 아이러니는 북핵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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