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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춘 국회의원
"나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어린이에게 10년을 투자하라." 소파 방정환 선생의 말씀입니다. 선생의 말씀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어린이를 위해 투자할지 여부가 아니라 어떤 것에 먼저 투자하는가의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불의의 사고로 아이들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가정의 파괴뿐만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지만, 반대로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의 생명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은 선진국, 선진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던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가 재작년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체 어린이 교통사고 역시 2009년 1천4만930건, 2010년 1만4천95건, 2011년 1만3천323건, 2012년 1만2천497건, 2013년 1만1천728건으로 꾸준히 감소해 왔으나 재작년에 1만2천110건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인천지역의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증가율은 전국 교통사고 증가율보다 17%나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린이 교통안전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 예민하게 다뤄져 왔습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현재 5천여 개 이상의 어린이보호구역이 지정·운영되고 있고, 한때 그 실효성이 두드러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와 전체 어린이 교통사고가 동시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교통문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교통안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도 의문스럽습니다. 얼마 전 국민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사업 예산은 2013년 911억 원에서 2014년 394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고, 2015년 287억 원에 이어 2016년에는 190억 원으로 2013년 대비 약 80% 감소했습니다.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사업은 2003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지방도로 중 ①교통사고 다발지점을 정비하고 ②신호 통제 필요성이 낮은 교차로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는 한편 ③안전한 어린이 통학로를 확보하며 ④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예산이 축소되다 보니 자연히 ‘교통사고 잦은 곳’에 대한 환경개선사업이 2013년에 267개소에서 2015년에는 75개소로 축소됐고,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사업’의 경우 2013년 969개소에서 2015년에는 153개소로 대폭 축소됐습니다.

 분명한 것은 반드시 필요한 예산을 축소한 것이 결국 우리와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 놓고 뛰놀며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안전은 구호로만 이뤄지지 않습니다. 안전한 선진국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는 정부의 의지와 실질적인 예산 투입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습니다.

 국가의 예산 투입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관심 또한 중요합니다. 최근 남동구에서는 관내 24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전문가들과 학부모님들을 모시고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작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안전한 환경에서 키워진 우리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튼튼히 책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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