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Steve Jobs)
122분 / 드라마 /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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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의 창업자로 혁신의 아이콘이자 창조적인 천재로 불린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나 책들은 무수히 많다. 21일 개봉 예정인 영화 ‘스티브 잡스’ 역시 같은 부류의 영화이다.

스티브 잡스가 2011년 10월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으로 사망한 뒤 그의 실화를 담아 2013년 8월 개봉된 영화 ‘잡스’와 비교해 보면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영화 ‘잡스’가 IT업계에 큰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되며 성공가도를 달리기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이야기 등을 소개해 관객들에게 진짜 스티브 잡스에 대해 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노력했다면, 이 영화는 실화에 기초한 꾸며진 이야기란 점이 다르다. 즉, 스티브 잡스를 재해석하고 재조명한 영화로 볼 수 있다.

또 스티브 잡스 일대기를 그리기보다는 그의 생애 중 가장 중요한 3번의 무대(1984년 매킨토시 런칭, 1988년 넥스트 큐브 런칭, 1998년 아이맥 런칭)에 주목한 영화이다. 3번의 무대에서 보여 준 그의 발표를 3막으로 구성해 프레젠테이션 전후 과정이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하듯이 40분간 펼쳐진다.

스티브 잡스(마이클 패스벤더 분), 컴퓨터 엔지니어로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사를 세운 스티브 워즈니악(세스 로건), 애플사의 마케팅 책임자 조안나 호프만(케이트 윈슬렛), 애플사의 전 최고경영자 존 스컬리(제프 다니엘스) 등 영화치곤 매우 적은 6명의 주연 캐릭터가 등장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대화를 나눈다.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가 저 많은 대사를 어찌 외웠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많은 대화가 오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간에 오가는 수많은 대화와 설전을 듣다 보면 고집불통이자 모순된 성격과 인색함의 표상으로 비판받고 있는 스티브 잡스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는 점이다. 천재인 그의 숨겨진 열정과 광기를 담아내려 애쓴 대니 보일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티브 잡스를 재해석한 마이클 패스벤더의 연기도 좋지만 그를 돕는 조안나 호프만 역을 맡아 지적인 캐릭터를 잘 표현한 케이트 윈슬렛의 열연이 돋보인다. 이번 연기를 통해 지난 10일 열린 제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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