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년 만에 정상이 개방된 문학산 등산로에 무허가 건축물 개 농장이 성업 중이다. 사진은 인천시 남구 문학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개 농장.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 56년 만에 정상이 개방된 문학산 등산로에 무허가 건축물 개 농장이 성업 중이다. 사진은 인천시 남구 문학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개 농장.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영하의 한파가 주춤했던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의 진산(鎭山)’이라 불리는 문학산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몰렸다. 56년 만에 군부대가 있던 정상이 개방된 문학산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평소에도 하루 평균 5천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러나 문학산 등산로 초입인 남구 소송로 278번길 주변과 문학동 110의 1번지 일원에는 도심 시민공원이란 말이 무색하게 혐오감을 주는 개 농장 2~3곳이 눈에 띈다. 식용 개를 사육하는 이들 농장은 대부분이 오래된 무허가 건축물로 200~300마리의 개가 철창에 갇혀 사육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 농장 인근 실개천에는 개를 불법 도축한 듯 보이는 핏자국과 함께 겨울인데도 심한 비린내가 진동했다.

이날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문학산을 찾은 신모(37)씨는 "매번 등산로 주변에 개 짖는 소리와 함께 피비린내까지 나 관할 동 주민센터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남희(60)씨도 관할 구청과 국민신문고 등에 같은 민원을 여러 번 제기했다.

김 씨는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 인근에 식용 개를 사육하고 도축한 흔적까지 있어 시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데도 관할 기관에서 손을 놓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마땅히 처벌할 규정도 없다"며 "불법 구조물과 산림 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 후 행정조치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인천시는 오랜 세월 군부대가 주둔했던 숲을 복원하고, 군사보호구역이던 주변을 문화구역도시개발사업 부지로 묶어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승훈 인턴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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