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은 4·13 총선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는 남의 일이 될 공산이 커졌다.

15일 여야 인천시당에 따르면 새누리·더불어민주·국민의당 등 주요 정당이 4·13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에 대한 선별 작업에 돌입했다.

새누리는 공천관리위에서 현역 의원을 비롯한 예비후보자들의 적격성 평가와 함께 현역 의원에 대한 전방위 ‘컷오프(예비심사에 의한 낙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낮거나 월급쟁이 같은 저성과 의원 등을 공천 부적격자로, 검찰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을 당했거나 취업 청탁 및 의정활동이 부진한 의원도 컷오프 대상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도 공천관리위 심사에 ‘현역 의원 물갈이’를 화두로 삼았다. 현역을 중심으로 한 단수공천보다는 현역과 신인이 공정하게 경선할 수 있는 공천룰 확정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역 의원 물갈이와 관련해 인천지역 여야 현역 의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새누리의 경우 경쟁력이 큰 ‘친박’과 중진 의원 중심이어서 물갈이가 쉽지 않은데다, 야권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면서 세가 약해져 현역 의원 물갈이는 선언적 의미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는 진박으로 분류되는 이학재·윤상현 의원과 당대표는 물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황우여 의원 등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으로 물갈이가 쉽지 않다. 여기에 진박은 아니지만 친박으로 분류되는 홍일표 의원과 안상수 의원 역시 대체할 당내 대항마가 딱히 드러나지 않아 중앙당 차원에서 전략공천 등의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하지 않는 이상 이들 의원에 대한 물갈이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현역 의원 물갈이’ 대상으로 꼽을 의원이 없는 상태다. 다수 예비후보가 난립할 경우 자체 여론조사 등으로 경선 전 컷오프를 해야 하지만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등 3개 야당이 새누리당을 상대하는 형국이어서 현역 의원 물갈이보다 야권 단일화가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야권 분열과 공안정국 형성 등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그나마 경쟁력을 갖춘 현역 의원을 물갈이할 경우 완패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물갈이 시도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 소속 정치신인 예비후보는 "현역 의원 물갈이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존 정치인의 잘못된 정치에 종지부를 찍고, 참신한 인물을 기대하는 시민 열망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대통령 측근이고, 다선 의원이라는 타이틀로 정치신인의 앞길을 막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야권의 한 현역 의원은 "현역 물갈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을 못하는 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며 "오히려 현역 의원들에 대한 역차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현역 물갈이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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