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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정치학박사
북핵 문제가 근본적으로 다자간의 군사력 균형게임으로 확대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 패권전략에 의한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중국과 북한의 공산주의 특유의 협상전술인 ‘만만디(慢慢的)전략’과 ‘양동지연전술’에 휘말리면서 북한에게 핵 개발의 필요충분한 시간을 준 꼴이 된 것이다.

 ‘균형이론’의 입장에서 현재 한반도는 ‘불균형의 불균형’이라는 전쟁의 위기 국면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고, 이것을 안정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불균형을 인정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미동맹의 연합군사력으로 균형을 만들어서 전쟁의 오판을 하지 않도록 전쟁억제력을 선제적 관리해야 한다.

 이것은 유엔과 우방국을 통한 안보외교도 중요하지만, 미 군사력의 재균형 전략과 병행한 실질적인 ‘불균형의 균형’의 재편성으로 북한의 불균형의 불균형 전략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무장이 한미동맹 앞에서 군사력의 우위정책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북핵 문제에 관해 우리는 냉철하게 미국의 전략적 인내전략(Strategic Patience Strategy)이 실패한 것으로 한미 양국 간 정리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국민적 여론을 기반으로 한미동맹의 공조를 유지하면서 북핵 사태의 대응방책을 수립하고, 더불어 북한의 개성공단 자산 몰수라는 불법행위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하는 등의 합리적 대응으로 국면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특히 미국이 보여 주는 F-22스텔스기 배치와 B-52 초계비행, PAC-3의 추가 배치 및 사드(THAAD) 배치 및 핵잠수함의 전술기동 그리고 관련국들의 양자 제재와 유럽연합 및 아세안의 제재 동참 유도 등 ‘끝장제재’라는 외교목표를 세운대로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로 반드시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과거 북한과는 한국전쟁의 정전회담에 2년여를 질질 끌려다니다가 휴전해 오늘의 북한 정권의 생존을 가능케 했고, 지금은 그 북한이 세계 제4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골칫덩어리가 된 것 아닌가? 당시 휴전회담의 유엔군 수석대표인 미 해군 조이(Joy)제독은 "우리가 전쟁을 각오해야 그들은 협상에 응한다"는 한마디로 공산주의자와의 협상과 회담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그의 저서 「공산주의자들의 협상 수법(How Communists Negotiate)」에 남겼다.

심지어 그는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이 타결돼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이미 60년 전 언급했음에도 북핵 6자회담에서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極致)가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자고로 동서고금의 전쟁이라는 것은 국가 간 힘의 균형론에 입각한 논리도 있지만, 전쟁영웅론의 시각에서 볼 수도 있다. 어린 김정은이 자신의 명운을 걸고 전쟁을 기획할 만한 영웅이 아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김정은은 지금 누리는 권력쾌락을 수성(守城)하기 위한 전략으로 핵무장카드에 집착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김정은정권의 핵무장 강행은 무너져 가는 김 씨 3대 왕조를 몇 년 더 버텨 보려는 허황된 짓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번 강대강 국면에서는 과거와 달리 더욱 강하게 북한을 조이되 전쟁도발 억제력을 전략·전술적으로 관리해 가는 강온양면전술을 병행하면서 북한을 흔들어야 한다.

 적어도 우리 군의 전력은 전면전에서 최초 방어력 발휘는 충분한 정예군이고, 유사시 한미동맹의 연합전력 가동 능력은 최고의 수준이다. 국지도발도 우려할 수 있으나 우리 군의 작전 능력은 북한군의 도발을 처절하게 응징 가능한 수준으로 성장해 왔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결코 집권층이나 군부의 전유물이 아니고, 국가와 국민의 총체적인 단결력이 때로는 무기보다 더 강한 군사력으로 집결·발휘되는 것이다.

 손자병법 모공편(謀攻篇)에서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라 해 ‘국가의 지도층과 국민이 한마음이 된다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의미로써 국민적 단결력과 애국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교훈하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라는 정부의 결단이 비록 절차적인 측면에서 일부 하자가 없지 않으나 과연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국가 존망의 위협 앞에 돈벌이가 더 중요하냐고 묻고 싶다. 김인식 야구감독이 ‘나라가 있고 야구도 있다’는 말을 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응답하라!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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