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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돈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
올해 9급 공무원 시험에 22만 명이 넘게 몰렸는데, 20∼30대 응시생이 93%를 차지하고, 인기가 높은 직종의 경쟁률은 400대 1이 넘는다고 한다.

 더구나 고등학교 때부터 대입 시험 공부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딩’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고용시장 한파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이 9.2%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연구·기술인력 부족인원은 3만6천383명으로, 이 중 95%가 중소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기업의 1년 이내 조기 퇴사율은 25%인 반면 중소기업은 44%로 높게 나타나 인력 부족과 조기 퇴사 문제가 중소업체에 집중됨을 보여 준다.

 최악의 청년실업난 속에 정작 중소기업은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인력난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다시 인력난을 가중시키며 회사의 성장이 정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미스매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꼽히고 있다.

 또한 청년층의 학력 수준이 높아질수록 일자리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 취업난 속에서도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고질적인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중소기업, 청년층, 정부 3자가 함께 노력해 이 3박자가 쿵짝을 이루며 아름답게 연주돼야 사회 전반에 팽배한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고 인력난 문제를 원활히 해결할 수 있다.

 먼저 중소기업 스스로가 고용환경과 작업환경을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청년층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 여건으로 꼽히고 있다. 구직자의 눈높이만 탓하기보다는 중소기업 스스로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근무환경 개선,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더불어 직원 교육과 인재 양성, 객관적인 평가시스템 구축에 아낌없이 투자해 구직자에게 매력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구직자는 무조건 눈높이를 낮출 수는 없지만 청년 모두가 대기업에 취업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중소기업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삼아야 한다.

국내에는 이미 대기업에 견줘도 복지나 근무환경이 손색 없는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이 즐비하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한 분야에 대해 더 넓은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 무한한 기회가 잠재돼 있는 곳이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져 가는 가운데 안정된 직장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도전정신을 갖고 중소기업에서 전문성과 고유의 커리어를 쌓아 나가며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쳐 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개선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정부의 세밀하고 다각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대기업 못지않은 근무환경, 기술력, 비전을 가진 1천4개 우수 중소기업을 ‘으뜸기업’으로 지정, 지난해 전국 5개 도시에서 잡매칭데이를 개최했고, 으뜸기업-으뜸인재 매칭사업을 통해 289명이 중소기업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도 ‘인재육성형 중소기업’에 대한 기업 홍보와 지원을 강화하고, 인식 개선 교육콘텐츠 개발, 대학생 대상의 중소기업 체험캠프 등을 통한 전 국민 대상의 다양한 인식 개선 활동을 펼쳐 나가는 동시에 입사 후 핵심 인력의 장기 재직을 지원하는 내일채움공제 사업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경제 상황이지만 올해는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판가름할 ‘골든타임’이 될 것이며, 이런 시기에 역동적인 우리 중소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했듯이 우리 경제에는 아직 9천988(전체 기업의 99%, 고용의 88%)의 중소기업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도전과 열정,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누비며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중소기업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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