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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채훈 삼국지리더십 연구소장
북한의 도발에 우리 정부가 미사일 방어시스템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서 중국과의 관계가 냉랭해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적으로 동북아는 갈등과 적대의 시기도 있었지만 긴 흐름으로 볼 때는 상생과 순환의 미래를 향했다.

 북한의 도발을 제어할 수만 있다면 최근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스포츠 제전이나 각국 공항의 신축 확장 사업 등으로 유럽의 지중해 3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못지않은 동북아 3국 관광시대를 실현시킬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우선 스포츠 쪽을 보자. 2년 후인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그리고 그 2년 후에는 일본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또 2년 후에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동계올림픽이 펼쳐진다.

 2년 간격으로 6년 동안 동북아 3국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스포츠 대축제가 3차례 연속적으로 전개된다는 사실이다.

 기존 세 나라 관광자원을 십분 활용하면서 서로 협력해 상생을 도모한다면 지중해 3국이 기록하고 있는 관광객 2억 명의 꿈을 동북아에서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세계 경제 사정도 별로고 3국의 경제 역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대결과 눈 흘김보다는 내수시장 활성화와 지역 평화에도 바람직할 것이 분명하다.

 일차적으로 생각해 볼 것은 동북아 3국이 유럽처럼 동북아여행위원회를 발족시켜 통합관광정보를 제공하면서 서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서비스산업 육성책을 조율해 관광시장에 관한 한 공동전선을 펼치는 것이다.

첫발부터 큰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겠으나 점차 충분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해지고 있는 대공공 인프라, 공항의 확장·건설 붐도 효과 면에서 호재일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지금 3단계 확장 건설사업 중이다. 2017년 완공 목표로 제2여객터미널을 짓고 계류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 사업이 끝나면 인천공항은 연간 수용능력이 6천200만 명으로 늘어난다.

 중국 역시 공항 건설사업에 열심이다. 공항 허브화 전략의 일환으로 베이징 도심에서 남쪽으로 40여㎞ 떨어진 곳에 기존 서우드공항과 별도로 제2의 국제공항이 만들어지고 있다.

2018년에 1단계 공사로 활주로 4개, 여객터미널 1개를 시작으로 2025년 최종 완공되면 활주로 7개에 연간 1억3천만 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 대단한 규모임에 틀림없다.

공사비만 우리 돈으로 15조 원이 넘는다. 상하이 푸둥공항도 기존 시설을 확장하고, 홍콩도 책랍콕국제공항에 제3활주로를 건설해 연간 1억 명의 여객을 수용하는 청사진을 이미 내놓았다.

 일본도 빠지지 않는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겨냥한 항공교통망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나리타공항은 750만 명을 수용하는 저비용항공사 전용터미널을 완공했고, 간사이공항 역시 저비용항공사 전용터미널을 곧 완공한다고 한다. 이 외에 동남아의 방콕 수완나폼공항, 싱가포르도 대대적인 공항 확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처럼 동북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항공교통망을 확대하는 까닭은 동북아 3국의 잇따른 올림픽 열기와 함께 예상되는 관광객 수요에 맞추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물론 항공여객 수효의 팽창이나 항공화물의 증가도 예상되겠지만 말이다. 이런 변화는 기회임과 동시에 막강한 경쟁자의 출현이라는 측면을 도외시할 수는 없겠으나 긴 안목으로 본다면 동북아 3국 모두가 이익이 되는 일이다.

우리 경우만 해도 올해 춘절 전후로 중국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한국에서의 관광트러블을 호소하는 수효도 만만치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일본으로 쏠리는 경향도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다. 북한 문제도 이런 과제를 작은 일로 치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려니와 지금처럼 한중 간 냉기류가 흐르는 것은 더구나 경계해야 할 일이다.

 동북아 3국이 상생과 협력의 관광시대를 열어 간다면 분명 2년 후부터 이어질 스포츠 축제에도 성공을 기약할 수 있을 테고, 이 지역에 평화의 무드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 3국의 관계자들이 정치나 외교 차원이 아니라 문화 협력 차원에서의 새로운 발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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