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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호룡 강화군의회 의장
얼마 전 신문기사에 우리나라의 5분의 1이 사는 서울 인구가 주택과 상가의 전세난으로 서울을 떠나 가까운 주변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점점 더 심화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으며, 인구 유입으로 인한 주변 지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살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었던 서울이 이제는 살기가 어려워 떠난다니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1~2시간 거리에 있는 우리 강화는 과연 얼마나 살기 좋은 고장일까 반문하게 된다.

과거 강화는 1970~80년대 산업화시대에 ‘개발이냐 보존이냐’라는 패러다임 중 개발에서 소외되며 본의 아니게 보존을 택(?)했다. 그 결과 많은 인구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게 되고, 지역경제가 침체되면서 생활환경은 낙후돼 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교통이 발달하고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경제적 여유로움과 더불어 삶의 질에 대한 욕망이 생겨나고, 자연과 가까운 쾌적한 주거환경까지 고려하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평가할 때 부(富)인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주민에 대한 행복지수(삶의 만족도)에 대한 결과를 많이 반영한다고 하니 OECD 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 역시 삶의 질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비록 우리 강화가 도시지역에 비해 교통, 의료, 복지, 교육, 주거 서비스 등에 있어 조금 불편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행복요소들이 넘쳐나 살기 좋은 고장이 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강화를 말할 때 천혜의 자연환경 그리고 반만년의 역사와 문화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청정함을 자랑하는 천연 갯벌과 생태자원들, 전국 제1의 생기처(生氣處)인 마니산과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낄 때면 문학과는 거리가 먼 나 또한 문학적인 필(FEEL)이 충만해진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맑은 공기와 물 또한 천혜의 조건으로 제공받을 수 있으며, 그런 깨끗한 물과 공기를 머금은 비옥한 땅에는 쌀, 순무, 속노랑고구마 등 강화를 대표하는 수많은 친환경 농산물이 생산되고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합류하는 바다에는 새우젓, 밴댕이, 숭어 등 풍부한 어족이 있어 이로 만든 제철 향토음식을 먹게 될 때면 임금의 수라상이 부럽지가 않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삼국시대(고구려) 창건한 우리나라 최고(最古) 전통사찰인 전등사, 고려시대 수도의 상징인 고려궁지,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군사요충지로서 역할을 해 온 5진7보53돈대 관방유적까지 발길 닿는 모든 곳이 문화재일 정도로 우리나라 역사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강화 나들길을 통해 역사의 길을 걷고 있노라면 마치 현실의 내가 아닌 역사 속 인물이 돼 걷는 것처럼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생활터전으로 최적의 지역 환경 조건을 갖췄다면 더불어 간과하지 말아야 중요한 덕목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사람과의 관계인 ‘인심(人心)’이다. 공자는 "마을 사람들의 인심이 착한 곳이 좋다.

착한 곳을 가려서 살지 않으면 어찌 지혜롭다 하랴"했으며, 조선시대 우리나라 지리서인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살고 싶은 ‘살터’를 마련하는 데 있어 ‘그 지방의 지리(地理), 생리(生利), 아름다운 산과 물과 더불어 인심(人心)을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을 정도로 인심을 중요하게 여겼다.

우리 강화에 필요한 인심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물질적인 ‘덤’을 말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귀를 기울이고 배려하는 마음,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봉사하는 마음, 갈등과 마찰 없이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마음 등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는 훈훈한 사람의 마음 씀씀이다.

우리 강화는 2020년 20만 명의 인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몇 년 동안 6만7천 명의 인구에 멈춰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무엇보다 우리 강화가 자연을 중시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고장으로 거듭나 우리 군민들의 안전, 복지, 쾌적한 환경이 보장되며 건강한 우리 가족과 더불어 사는 우리 이웃들이 있어 행복한 전국에서도 제일 살기 좋은 강화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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