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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창수 ㈜한서마이크론 대표이사
IMF 사태 직후인 1999년 필자는 지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서마이크론’이라는 이름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도·소매업으로 시작해서 2004년 중고 설비로 CPP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2008년에는 신규 라인을 유럽에서 도입해 식품포장재 및 산업용·광학용 필름을 생산했다.

 호기롭게 생산라인을 증설했지만 한정된 국내시장만을 상대로 판매하기에는 신규 라인 생산량이 너무 많았다. 또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상돼 ‘우물 안 개구리’ 식의 국내 판매만으로는 기업을 지속시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해외시장 진출에 나섰으나 그 역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 부딪쳤다.

 그에 대한 타개책으로 중국 동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시도했지만 진척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인에게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글로벌 CEO 무역아카데미’ 교육을 소개받았다.

 ‘글로벌 CEO 무역아카데미’는 중소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 이론교육과 함께 신흥국가를 찾아가 해외 성공 기업을 방문하고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괜히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교육을 수강했다. 교육을 수강하면서 나의 고민은 희망으로 바뀌었다.

 이 교육 과정을 통해 현지에서 생활해야만 알 수 있는 세계 각국의 정치, 경제, 문화, 비즈니스 매너 및 상관습 등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베트남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진출 성공 기업에게 노하우를 듣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교육 과정에 함께 참여했던 한 중소기업 CEO와 상호 신뢰를 쌓게 됐고, 양사 간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과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통해 베트남에 공동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8월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마침내 해외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루게 된 것이다.

 필자는 베트남을 동남아 신흥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로 삼아 계속해서 해외 판로 개척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연한 기회로 듣게 된 교육을 통해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체득함은 물론,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만약 시간 낭비라 생각하고 그 당시 교육을 듣지 않았다면 지금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당시 교육이라는 필자의 선택으로 해외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그런 선택을 내릴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정말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양질의 교육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남경필 도지사님을 비롯해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뒤늦게나마 전한다. 앞으로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직접적인 기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교육에 대한 지원과 투자에도 힘써 줬으면 한다.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느라 교육에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시간을 쪼개 교육에 참여했으면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교육의 뿌리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고 말했다. 교육은 분명 단기적으로는 얼마간의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고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그 효과는 이슬비에 옷 젖듯이 몰래 스며들어 다른 투자에 비할 바가 못 되는 큰 성과를 내도록 기여한다.

 바라건대 우리 중소기업들이 CEO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교육을 통해 혁신을 실천하고, 발전을 더해 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나감으로써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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