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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정치학박사
정부가 북한의 서해 도발에 맞서 영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웅들을 추모하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결집하기 위해 올해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법정기념일로서 ‘서해수호의 날’을 지정해 거행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에 고귀한 희생을 당하신 호국영웅들을 추모하고, 한국전쟁 이래로 북한의 불법 만행을 상기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안보의 소중함을 새겨 보자는 날로 기념되는 것이다. 특히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북한 잠수정에 의해 천안함 피격 참사가 발생한 이래로 6년여 만에 국가 차원의 안보기념일이 지정돼 전 국민이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적절한 기념일로 사료된다.

 작금의 대한민국 안보 정세는 과거의 재래식 위협과는 전혀 다른 핵 위협 하에 있다는 국가안보 위기를 공감하고, 국민들이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을 다지는 기회로 삼기를 기대하며 영토·영해·영공 수호의 소중한 안보의지를 가져야 하는 엄중한 시기라고 할 것이다.

 손자(孫子)는 일찍이 그의 저서 「손자병법」 시계편(始計篇)에서 ‘병자, 국지대사, 사생지지, 존망지도, 불가불찰야(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즉, "국방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국민의 생사와 국가 존망의 길이니 신중하게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해 국방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전쟁만은 피해야 하는 것이 남북한의 현실적 상황이지만 전쟁을 대비하지 않으면 오늘날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국방안보는 절대적인 고유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알렉산더, 로마, 칭기즈칸의 제국에서 보듯이 강력한 군사력을 중시했던 국가들은 역사에 빛나는 시대를 열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국가들은 평화 시 이룩했던 번영을 전쟁의 패전으로 완전히 상실했다는 것을 반드시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방관(傍觀)’이라고 할 정도의 ‘무관심’이 엿보이는 걱정스러운 시대상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서해수호의 날 선포와 행사’를 보여 주기식 정부 행사가 아닌 올바른 안보행사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해 국민적인 안보문화 행사로 정착되기를 기대하면서 몇 가지 강조를 첨언하고자 한다.

 첫째로 ‘서해수호의 날’뿐만 아니라 ‘동해수호의 날’도 선포해야 한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후안무치한 영유권 주장에 대해 국가 차원의 강력한 군사 대응을 해야 한다.

일본 고교생들의 2017년도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가르친다는데, 이것은 일본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침략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외교 차원과 병행, 국방 차원의 강력한 실력 행사를 보여 주고, 이를 국민적으로 재인식하는 행사로서 ‘독도수호의 날’을 선포할 필요가 있다. 동해 명칭 병기 운동도 국민적 안보문화 행사로 선포해 적극적인 국제 홍보활동도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서해수호의 날’을 ‘영해수호의 날’로 확대 개칭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 같다.

 둘째로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현충일(6월 6일), 한국전쟁일(6월 25일), 휴전일(7월 27일), 국군의날(10월 1일)을 5대 국가안보문화일로 지정해 안보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일회성 기념행사로 하지 말고, 국민적 안보의식의 육성 차원에서 상호연계성이 있는 ‘안보문화의 날’로 지정해 국민을 계도해야 한다.

 전국시대의 제나라 사마양저는 「사마법(司馬法)」에서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라 해 "세상이 비록 평안할지라고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닥친다"고 경고했다. 로마의 정치군사전략가 베제티우스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고도 했다. ‘무비유환(無備有患)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경구도 있고, 우리에겐 적(敵) 북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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