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핸드/더퀘스트/300쪽/1만7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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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우연이나 말도 안 되는 일의 발생에는 엄밀한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교양과학 서적이다.

어려운 통계학 지식을 일상생활과 연관지어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통계학자 데이비드 핸드는 이 책에서도 흥미로운 소재들을 다뤄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로또에 100% 당첨되는 방법’, ‘도박이나 스포츠에서 말하는 소위 끗발의 존재’, ‘월드컵의 결과를 맞히는 문어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비법’, ‘왜 경제위기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지, 주가는 그토록 널뛰기하는지’, ‘생명은 어떻게 우연한 선택을 통해 진화하는지, 창조주가 없이도 지적인 생명체가 나타날 수 있는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원래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1927년 양자역학에 대한 토론에서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신은 교묘하지만 심술궂지는 않다’라는 뜻으로, "양자역학이 훌륭한 이론이지만 궁극의 이론은 아니다. 양자역학이 내놓은 수많은 결과들이 실험과 일치하고 있으나, 창조의 비밀을 밝히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나는 조물주가 주사위 놀음 따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에서 유래한 말이다.

저자이자 세계적인 통계학자인 저자는 ‘우연한 일들에도 과연 법칙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맞다고 주장한다. 발생 확률이 지극히 작은, 극도로 개연성이 낮은 사건들도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며 의외의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일련의 법칙을 ‘우연의 법칙(improbability principle)’이라고 일컫는다.

그가 설명한 ‘우연을 설명하는 다섯 가지 법칙’은 2장에서 자세히 설명된다. 필연성의 법칙(결국 일어나게 돼 있다), 아주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확률 지렛대의 법칙, 충분함의 법칙 등이다.

하지만 로또 번호를 현명하게 고르는 전략 등을 알려 주는 책이라고 착각하지는 말라.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로또’를 사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온갖 점술·예언·미신이 왜 그렇게 그럴싸해 보이는지 등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면 저자가 책을 쓴 동기와 일치한다. 많은 이들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과학적 지식과 힌트를 알려 주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미래 시민의 조건
로버트 파우저/세종서적/211쪽/1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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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부교수를 지낸 미국인 로버트 파우저가 한국과의 30여 년 인연을 소개하고, 한국의 미래와 민주시민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남북 분단, 학벌주의, 재벌 체제, 인구 감소 등의 위기에 둘러싸여 있다며 민주주의와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지금까지의 한국은 강력한 지도자나 사회지도층이 만들어 준 희망(경제성장)에 따라 달려왔지만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시민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의 근본은 시민이기에 시민이 좋으면 정부나 사회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시민으로서 공동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
고태용/넥서스BOOKS/264쪽/1만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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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함과 대중성을 골고루 섞은 디자인으로 유명한 의류회사 ‘비욘드 클로젯’의 대표인 고태용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유학은 가 보지도 못했고, 사회복지학과 전공을 바꿔 의류학과로 편입해 디자인을 배운 저자는 자신의 성공담을 얘기하기보다는 꿈 앞에서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영어를 못하는데 성공할 수 있나요’, ‘미술을 못 그려도 디자이너 관련 일을 할 수 있나요’, ‘돈이 없어도 의류 사업을 할 수 있나요’ 등 의류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춘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거다. "가진 게 별로 없었던 나 같은 사람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이만큼의 위치에, 원하는 것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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