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거대 기획사의 TV 프로그램 출연자 과점현상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연대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지상파 방송 연예오락프로그램의 구조적 문제점에 관한 토론회를 열고 방송사의 TV 연예오락 프로그램 출연자와 소속사를 분석한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9월 올해 상반기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분석한 토론회에 이은 연속토론의 일환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방송 3사가 방영한 연예 오락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기획사 소속 연예인이 전체 출연횟수 1천363회의 37.1%에 해당하는 506회나 출연해 과점 현상이 여전했다. 지난 9월 발표한 3∼6월에 분석한 수치 41.4%보다 약간 개선되긴 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예능오락 프로그램 진행자의 소속사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에도 출연 횟수 1위를 차지했던 신정환, 유재석, 이휘재, 송은이 등이 소속된 G패밀리는 108회의 출연횟수로 하반기 모니터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그밖에도 스마일 매니아, 뮤직팩토리, SM엔터테인먼트, DR 뮤직 등이 상반기에 이어 상위권에 랭크돼 소수 기획사의 출연자 과점 현상이 여전했다.

음악프로그램도 마찬가지여서 같은 기간 KBS2 `뮤직뱅크', MBC `음악캠프', SBS`생방송 인기가요'를 분석한 결과 상위 5개 기획사 소속 가수가 3개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30%에 육박하는 29%로 나타났다.

최다 출연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41회로 전체의 9%를 차지했으며 상위 10개 기획사 비중은 55.5%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드라마에서는 상반기에 비해서는 완화되긴 했지만 MBC `백조의 호수'의 정혜영,김지영과 `논스톱 4'의 전진, 앤디, SBS `왕의 여자'의 사강, 이아현 등 소속사 연기자들이 한 드라마에 출연하는 사례로 지적받았다.

문화연대 활동가 김형진 씨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소수거대 기획사들이 연예인의 TV출연을 과점하는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BS 예능국의 신정관 책임PD는 "거대 기획사는 수많은 기획사와 경쟁에서 치열한 기획과정과 마케팅 전략을 거쳐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연예인을 다수확보한 것"이라면서 "기획사와 제작사의 유착관계나 스타에 신인 끼워 팔기 등 공정한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는 식으로 무조건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규찬 강원대 신방과 교수는 "이번 가을 개편에서도 강호동, 유재석, 김제동,이혁재 등 스타급 진행자들에게 의존해 오락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안일한 제작행태는 여전했다"면서 "스타 진행자에게 의존해 쉽게 시청률을 확보하겠다는 제작 행태는 결국 프로그램 내용의 허술함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전 교수는 "최근 3사의 가을 개편에서 오락성과 공익성 조화를 표방한 프로그램이 다수 신설됐지만 `오락의 공익성'이라는 것은 단순히 내용상의 저질성, 선정성, 폭력성, 10대 지향성을 개선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편성과 내용, 제작환경 등 총체적 차원에서 균형잡히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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