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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지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한국전기차협회 주관의 일본 전기차 시장 방문이 있었다. 본 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단장으로서 방문단을 이끌고 일본의 다양한 전기차 모델과 충전기 현장은 물론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미팅을 통해 선진 일본의 전기차 시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장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에 설치된 충전기의 경우 4월 현재 완속충전기는 1만6천 기, 급속충전기는 약 6천 기가 설치돼 있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대표적인 급속충전기가 약 330기이다. 일본의 20분의 1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공급한 순수 전기차는 올해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5천여 대지만 일본은 6만5천여 대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일본과 우리나라는 산업적 규모나 자동차 활성화 등 여러 면을 고려하면 약 25~30% 수준으로 판단, 전기차 관련 인프라나 보급대수 등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충전기 보조금 자체도 미약해 민간 차원의 설치는 꿈도 꾸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는 반면 일본은 기기비는 물론 설치비의 과반을 보조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심지어 충전기 관리비용을 대부분 지원해 5년을 기본으로 관리적인 부분이 강화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충전기 자체도 거의 없어서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은 물론 그마나 설치돼 있는 것조차 정부 차원의 관리비 지원은 생각지도 않고 있다. 일본의 전기차 정책은 우리의 환경부, 국토부, 산업부에 해당하는 환경성, 국토교통성, 기획재정성 등으로 나뉘어져 있고, 필요에 따라 역할을 조율하고 확인하면서 최종 목표를 추구한다.

 간담회에 참가했던 국토교통성 총괄책임자가 전기차를 되도록 많이 보급하고 충전기를 확대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점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환경적인 부분을 집중 홍보하면서 되도록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일본의 경우 2015년 현재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연료전지 등 4가지 차종으로 돼 있는 친환경차 보급률은 24.3%이다. 도쿄 같은 복잡한 도로에서 거의 상당수가 하이브리드차 같은 친환경차가 상당수인 것을 보면서 우리 시장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이번 방문에서는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도쿄의 테슬라 매장 등은 물론이고 급속충전기와 완속충전기 현장, 충전기 사업을 통괄하는 일본 NEV센터, 충전기 자체의 기준과 활성화를 추구하는 차데모협회 등 다양한 견학과 미팅이 있었다.

특히 NEV센터에서는 60여 명의 카운슬러가 앉아서 전국적으로 충전기 설치에 대한 자문을 실시간으로 해 주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직 우리는 자체적으로 정리가 돼 있지 않은 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충격적인 뉴스만을 접하고 있다. 우리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느끼면서 점차 우리 것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권 후기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고 있다는 뉴스와 함께 과연 제대로 된 시스템이 동작될까 하는 걱정이 더욱 앞선다. 이제라도 전기차와 충전기의 제대로 된 보조금 제도와 지원제도는 물론이고 대국민 긍정적인 인식을 위한 한국형 전기차 운행자의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보다 훨씬 덜 거주한다는 일본의 맨션(아파트) 거주자의 완속충전기 설치 당위성을 위해 각종 재난 등 대비의 장점을 이유로 설득하고 명분을 만든다는 일본 담당자의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입주자 동의를 받아오라는 얘기가 중첩되며 더욱 착잡함을 느꼈다.

 한국형 선진 전기차 구축 시스템이 하루속히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한 번 충전에 340㎞를 운행한다는 테슬라 모델3의 충격적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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