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를 재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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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를 재평가한다
장순휘 정치학박사/청운대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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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휘 정치학박사

지난 2월 24일부터 4월 14일까지 방영됐던 KBS 공사 창립 제43주년 특별기획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대한민국의 안방을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리에 방영을 마쳤다. 최종 회 시청률 38.8%가 그 인기를 증명한다.

 태양의 후예는 ‘우르크’라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청년 장교와 재난구호팀 의사를 통해 삶의 숭고한 가치를 재조명한 휴먼멜로 드라마다. 제작 의도는 탐욕이 선(善)으로 통용되는 세태에서 험난한 정의를 지향하고, 힘의 권위를 명예롭게 지키되 부당한 힘에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작은 영웅을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불의가 정의로 둔갑하는 어지러운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좋은 작품이었다는 일반적인 평가에서 이 드라마는 흥행과 성공을 동시에 잡은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우리 군과 군인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대국민 신뢰 증진에도 기여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생도들이 전원 시청했다고 한다. 특히 주인공 유시진(송중기 분)은 극 중 육군사관학교 제67기로 졸업, 임관한 대위로서 특전사 알파팀의 팀장 역을 수행하며 맹활약했다. 태양의 후예를 시청한 일반 국민들이 유시진 대위라는 주인공의 시각에서 우리 군과 군인을 보게 된 과장된 기대 성향이 만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헌법 제5조 2항에 국군은 국가의 안전 보장과 국토 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목적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군 특수성으로 인해 군인에게만 부여된 각종 복무사항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

 이 복무 준수의무를 법률화한 것이 바로 ‘군인복무규율(대통령령 제26394호, 2015.7.13. 일부개정)’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군인은 이 법령에 따라 전평시에 행동하도록 강제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태양의 후예의 극 중 군인의 언행을 군인복무규율의 관점에서 재조명해 불필요한 과장성을 정리해 본다면, 물론 문화예술의 영역이 창작과 가상(fiction)의 현실이라는 점을 도외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군의 현실적 법률의 잣대로 작품을 평가해 보면 유시진 대위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감점이라고 할까?

 첫째, 유시진 대위는 ‘군인복무규율’의 관점에서 제4조 제4항 군기규정과 제12조 직무유기 및 근무지 이탈금지규정을 위반했다. 유 대위는 명령 위반과 독단행위를 함으로써 지휘체계를 무너뜨린 군기문란행위가 수시 발견된 점에서 징계회부돼 중징계감이었다. 군에서 중대장급은 초급 지휘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전투 현장의 책임장교다. 중대장은 병사와 생사고락을 같이 해야 하는 기간장교이다. 그가 군기를 위반한다는 것은 작전 지시와 부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행위다. 극 중 무단이탈은 물론이고 통신축선 이탈 및 대대장의 명령에 대한 임의적 독단항명으로 상관에 대한 복종의무를 위반하기도 했다.

 둘째로 유시진 대위는 재난구호 현장에서 과도한 연애행위로 군인복무규율 제7조 성실의 의무와 제9조 품위유지와 명예존중의 의무를 위반했다. 군인은 직무에 태만해서 안 되는 성실의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강모연(송혜교)의사와의 공공연한 연애행위는 장교로서의 품위 유지를 준수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부하들에게도 보여서는 안 될 전장군기 위반행위를 한 것이다.

 셋째로 유시진 대위는 선제적 무기 사용으로 인명을 살해하기도 하는 등 제34조 무기사용규정을 위반했다. 물론 1항에 ‘신체·생명 또는 재산을 보호함에 있어서 그 상황이 급박하여 무기를 사용하지 아니하면 보호할 방법이 없을 때’로 적용할 수 있으나 적의 기습이 아닌 상황 하에서 부대를 이탈해 개인적 이해관계로 총기를 수차례 사용,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살상한 것은 군인으로서 금기시된 불법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서 유시진 대위가 보여 준 정의로운 용기와 명예심, 인도주의적인 인간애 그리고 자국민을 보호하고자 죽음을 무릅쓴 책임 완수는 우리 군장교에 대한 각별한 신뢰와 고도의 도덕적 가치기준을 부여한 계기가 됐다. 특히 두 주인공의 절박한 상황 아래에서 나눈 진솔한 사랑은 충분히 개연성 있는 멜로적 감성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보여 준 아름다운 한 편의 서정시였다는 평가였다.

 ‘태양의 후예’는 인기리에 종영됐지만 작품이 남긴 교훈은 ‘민군화합(民軍和合)’으로 각종 위기를 극복한 드라마처럼 오늘날 안보위기시대에 군과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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