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에너지자립 백아도’ 구호 무색 1년도 안 돼 벙커C유 사용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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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에너지자립 백아도’ 구호 무색 1년도 안 돼 벙커C유 사용량 늘었다
태양광·풍력발전 설비 설치 기상 조건 나빠 발전량 줄고 전력 소비 ↑ 사업 실패 위기
  • 지건태 기자
  • 승인 2016.05.11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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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백아도발전소에서 차준덕 소장이 현황판을 가리키며 당일 발전량을 설명하고 있다.백아발전소 전경

탄소배출량 ‘제로’의 청정 에너지자립섬이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던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백아도가 사업 시행 1년도 채 안 돼 벙커C유를 사용한 발전량이 다시 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거주인구 56명(21가구)의 백아도 내 전력 생산량(발전량)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이전인 2014년도 41만2천673㎾에서 설비 이후인 2015년도 58만8천808㎾로 4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존 디젤발전설비 가동을 위한 유류 사용량은 12만2천여L에서 7만3천여L로 39.7% 감소한 것에 그쳤다. 발전량 증가분만큼 유류 사용량이 줄어든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정부 예산 50%를 지원받아 옹진군과 함께 총 42억 원을 투자, 백아도 해안가 6천여㎡에 250㎾급 태양광과 10㎾급 풍력발전 설비 4기를 설치해 2014년 12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발전량은 12만2천581㎾로 전년도 같은 기간 12만5천㎾에 비해 오히려 1.9% 줄었다. 기존 75㎾급 디젤발전기 3대를 운영해 전력을 생산했을 때보다 못한 수준이다. 올 들어 3∼4월 2개월간 발전을 위해 소비한 벙커C유만도 8천555L에 달한다.

지난 6일 오후 백아도 현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취재진이 직접 방문했을 때도 이곳 태양광 발전량은 20㎾를 넘지 못했다. 흐린 날씨 탓에 250㎾급 발전설비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발전량에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초속 6m의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풍력 발전량은 ‘0’에 가까웠다.


차준덕 백아도발전소장은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전력 소비량도 늘어난데다, 최근에는 기상이 좋지 않은 날이 많다 보니 기존 디젤발전기 3대를 풀가동하다시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구축되면서 기존 땔감을 사용하던 집에 전기보일러가 설치되고,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늘어났다. 주민 편익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전력 소비량도 함께 증가해 생태환경 보존을 위한 ‘탄소제로섬’을 만들겠다는 취지는 무색해 보인다.

여기에 정부와 시 예산을 지원받아 군에서 발전소를 운영하면서도 전기요금은 기존 한전에서 부과하던 것과 같은 1㎾h당 60.7원(처음 100㎾h까지)을 받고 있어 주민 혜택은 전혀 없는 셈이다.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주민 참여 없이 행정 일변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환경보호’라는 구호가 아니라 친환경 사업에 대한 주민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게 우선이다"라고 충고했다.

인천시는 백아도를 모델로 2018년까지 덕적군도 5개 섬에 294억 원(민간투자 포함)의 예산을 들여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갖춘 ‘에코아일랜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백아도=지건태 기자 jus216@kihoilbo.co.kr

사진·동영상=최달호 기자 bbor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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