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단순히 필요한 물품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음을 나누는 일입니다."

지난 15년간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홀몸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장애인가정을 보살피는 한편, 소중히 간직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돕고 있는 봉사단체가 있다.

안양시 만안구 석수1·2·3동 주민들로 구성돼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양좋은봉사회’가 그 주인공이다.

2001년 6월 삼성초교와 만안초교 등 이 지역 초등학교에 재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2명은 안양시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중앙희망나눔봉사센터를 찾았다.

최근까지 봉사회 회장을 맡았던 양동성(43)직전 회장은 "안양좋은봉사회는 안양시에서도 취약계층이 가장 많이 살고 있던 석수1·2·3동 지역의 홀몸노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이 모여 결성됐다"며 "제대로 봉사를 펼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를 찾아 봉사단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결성된 봉사회는 지역 내 65세 이상 홀몸노인들에게 일주일에 한 차례 도시락 반찬을 배달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이들에 대한 소문이 점차 지역에 퍼지면서 다른 주민들이 동참한 결과 33명이 활동하는 단체로 성장하며 올해 결성 15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이 마냥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역주민들이 모인 봉사회의 특성상 리더를 맡았던 사람이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봉사회에서 탈퇴할 수밖에 없다 보니 그들과 친했던 회원들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겼던 것이다.

양 전 회장은 "다행히 우리 봉사회가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로 소문이 나 있던 덕분에 신규 회원이 스스로 봉사회를 찾아오는 일도 있었고, 지역에서 봉사에 뜻을 둔 사람을 추천받아 영입해 봉사회를 다시 일으켰다"며 "같은 지역에 사는 주민이라는 공감대가 있다 보니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데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도시락 반찬 배달뿐만 아니라 홀몸노인 가정과 다문화가정 및 한부모·조손가정 청소년에게 매월 쌀을 전달하고 있으며, 미용실을 운영하는 회원의 도움을 받아 2014년부터 70세 이상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이·미용봉사도 시작했다.

4년 전부터는 1년간 수거한 헌옷을 팔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취약계층의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매년 5명씩 선발, 총 250만 원 상당의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양 전 회장은 "지금은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아동들을 대상으로 놀이와 정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구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