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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모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최근 연일 30℃에 육박하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더위가 인천지역에 시작되면서 5월 20일에 첫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1일 일찍 발령된 것으로, 한여름 더위가 앞당겨 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 여름철의 불청객인 ‘오존의 계절’이다.

 그리스어로 ‘냄새’라는 뜻을 가진 오존(Ozone, O₃)은 지구상의 물질 중 두 번째로 강력한 살균력을 가지고 있으며, 산소원자가 3개 붙어 있고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오존은 여러 원인으로 생성되는데 벼락이 칠 때나 깊은 숲 속에서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할 때, 습기가 많은 바닷가에서도 생겨난다. 숲 속이나 비 온 뒤 상쾌함을 느끼는 것은 공기 중에 오존이 낮은 농도로 있기 때문이다.

 또 오존은 어디에 위치하느냐, 어떤 농도로 존재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기도 하고 아주 위험한 것이 되기도 한다. 흔히 알고 있는 오존이라 하면 환경문제로 인해 파괴되고 있어 전 세계가 우려하는 성층권의 오존층을 떠올릴 것이다.

 이러한 오존은 지상에서 약 10~50㎞ 상공에 있는 엷은 층으로서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자외선을 대부분(95~99%) 흡수해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해 주는 ‘지구의 방패’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표면 부근에 존재하는 오존은 전형적인 대기오염물질로 사람의 호흡기나 눈을 자극하는 등 인체에 해를 끼치고 농작물의 성장도 방해한다.

 지상의 대기 중에 존재하는 오존은 배출시설에서 직접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공장과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습도가 낮고 바람이 약한 환경에서 강한 햇빛을 받아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다.

 오염물질에 있는 산소원자가 떨어져 나와 공기 중 다른 산소분자에 달라붙어 오존이 생성되기 때문에 고농도의 오존은 햇빛이 강한 여름철, 특히 오전보다는 기온이 높은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오존은 자극성과 산화력이 강한 기체이기 때문에 오존농도가 증가할수록 폐질환, 심뇌혈관질환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인천시는 관내 주요 지역에 대기오염측정소(21개소)를 설치해 O₃, SO₂, NO₂, CO, PM10, PM2.5 항목 등의 대기오염물질을 365일 감시하고 있으며 측정 결과를 보건환경연구원과 환경전광판(6개소), 에어코리아 등의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기에 사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시는 일조량이 많아지는 4월부터 10월까지 오존 예·경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존주의보는 1시간 평균 오존농도가 0.12ppm 이상, 경보는 0.3ppm 이상, 중대경보는 0.5ppm 이상일 때 발령한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자 등은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외출하더라도 모자 및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아울러 지상 대기 중의 오존 농도를 줄이기 위해 시는 2015년부터는 10년간 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계획을 수립해 오존과 미세먼지에 대한 다양한 저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성층권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오존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에게 유해한 물질인 오존을 만들어 낸 것도 결국은 ‘인간의 이기가 자초한 결과물’이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여름철 에어컨 적정 온도 맞추기 등 스스로의 작은 노력이 우리를 위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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