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120분/드라마/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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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개봉 예정인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는 ‘영남제분 여대생 살인사건’과 ‘익산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이란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일련의 갑질 사건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잖아’라고 말하고 싶었다"는 권종관 감독의 표현대로 ‘재벌가 며느리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선택해 권력을 남용하는 특권층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인천을 지배하는 거대 권력으로 상징되는 기업 ‘대해제철’의 실세 사모님(김영애 분)과 힘없는 소시민인 택시기사 ‘권순태(김상호)’, 종결된 살인사건의 모든 전말을 밝히려는 법조브로커 ‘최필재(김명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대해제철 사모님은 밖으로는 자선활동과 기부를 실천하고 평소 우아한 자태와 인자한 미소로 인천지역에서 존경과 신뢰를 한몸에 받지만 누구보다 잔인하고, ‘돈이 곧 권력’이라는 생각이 뼛속 깊이 박혀 있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이른바 ‘대해제철 장학제도’를 이용해 정재계 인사들을 손바닥에 놓고 주무른다.

 어느 날 한때 모범 경찰이었으나 지금은 잘나가는 법조브로커인 최필재는 재벌가 며느리 살인사건의 범인인 택시기사 권순태가 쓴 편지 한 통을 받는다.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은 억울한 사형수가 모범 경찰인 최필재에게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남긴 것이다.

 최필재는 고민 끝에 조사에 착수하고 사건의 배후가 있음을 직감한다. 권력과 돈으로 살인까지 덮어 버린 재벌가의 만행을 밝히기 위해 그가 특별수사를 벌인다는 줄거리다.

 ‘돈이 곧 권력인 세상’에 정면으로 맞서는 최필재를 통해 특권층의 갑질에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 내용은 안하무인 재벌 3세를 뒤쫓는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영화 ‘베테랑’과 사실 비슷한 점이 많다.

 하지만 ‘베테랑’이 정극(正劇)에 가깝다면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는 기존 범죄수사물에 유머러스함을 곁들인 작품이다. 그 역할은 배우 성동일이 맡았다. 브로커 최필재를 모시는 어리바리한 변호사 김판수로 나와 코믹 연기를 펼친다.

 영화 베테랑의 악역 조태오(유아인)에 버금가는 가식과 특권의식이 가득한 재벌가 사모님 역을 맡은 배우 김영애의 연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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