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인천에서 추진 중인 각종 개발사업에 먹구름이 끼었다.

검찰이 최근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전방위 수사에 나서면서 롯데의 인천 사업의 시기 조정 등이 불가피해 보여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롯데그룹의 최고경영진들이 인천을 잇따라 찾았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가 지난 4월 송도국제도시를 방문한 데 이어 신동빈(61)롯데그룹 회장이 같은 달 23일 인천터미널을 찾았다. 이들이 방문한 곳은 그룹 차원에서 롯데가 추진 중인 송도국제도시 내 ‘롯데몰(8만4천㎡)’과 남동구 구월동 ‘인천터미널 부지(7만8천288㎡) 복합시설 개발사업’이 예정됐다.

하지만 이들 사업 추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사정당국의 칼끝이 롯데그룹을 겨냥하고 있어서다. 검찰은 지난 10일 서울 소곡동의 롯데정책본부·롯데백화점·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17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롯데그룹에 적용한 혐의는 배임·횡령으로, 규모만 3천억 원 안팎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롯데가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인천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롯데가 추진 중인 인천의 대형 개발사업이 검찰 수사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중단될 경우 가뜩이나 힘든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송도에 추진 중인 롯데몰의 경우 지난해 10월 A1블록에 대한 경관심의를 마쳤으며, 올 1월 말에는 오피스텔과 호텔에 대한 건축허가까지 받았다. 분양을 마무리한 오피스텔은 2019년 상반기 입주 예정이다.

구월동의 인천터미널 개발사업 역시 시의 교통평가에 대한 롯데 측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황에서 착공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들 사업은 1조 원 이상이 투입될 초대형 복합단지 개발사업으로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에 ‘단비’와 같은 존재로, 그동안 인천의 관련 업계에선 사업 진행을 학수고대해 왔다.

시 관계자는 "최근까지 (롯데 측에서)시를 방문하면서 사업이 추진되는 것에는 이의가 없었는데 롯데의 이번 (검찰 수사)사태로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 관계자는 "그룹 전방위적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인천 프로젝트에 대해 개별 건으로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며 "우선 검찰 조사에 관심이 집중돼 있으니 실무책임자들이 조용해지면 개별적인 보고를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