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제자들과의 약속을 지킨 전직 교사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천제일고등학교에서 근무했던 민달영(77)선생님.

민 선생님은 1972년 3월 교직에 첫발을 디디면서 이천제일고 토목과 학생 58명의 담임을 3년간 맡았다. 이후 1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3년간 담임을 맡았던 이천제일고 토목과 24회 졸업생의 주례를 맡게 됐다.

이날 결혼식을 마치고 제자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합동 회갑상을 차려주겠다고 약속했고, 30여 년이 지난 올해 봄 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자 이춘수 씨에게 연락했다.

설마 했던 제자들은 의논 끝에 지난 11일 오후 이천의 한 웨딩뷔페에서 합동 회갑연을 열었다. 제자들의 사양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날 비용 전액인 300여만 원은 민 선생님이 부담했다.

제자들은 아내들과 함께 양복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담임선생님이 차려 준 합동 회갑잔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민 선생님은 현재 교직을 떠나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어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금액이지만 제자들과의 약속을 기꺼이 지켰다.

민 선생님은 "제일 추억에 남는 제자들이기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58명 모두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민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58명 모두가 참석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먼저 간 친구들도 지금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웃을 것"이라며 제자들을 위로했다.

새빨간 나비넥타이를 맨 이춘수 총무는 "제자들의 잔칫상을 마련해 준 선생님께 감사 드리는 의미에서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자"는 말과 함께 노(老)교사 앞에서 춤을 추며 좌중을 웃겼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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