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가 약 20년 만에 도심형 복합테마파크로 추진된다. 사진은 매립을 통한 중고차 수출단지로 전락한 옛 송도해수욕장 전경. 이 땅 건너편에서 ㈜부영주택이 개발에 나선다.  <사진=기호일보 DB>
▲ 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가 약 20년 만에 도심형 복합테마파크로 추진된다. 사진은 매립을 통한 중고차 수출단지로 전락한 옛 송도해수욕장 전경. 이 땅 건너편에서 ㈜부영주택이 개발에 나선다. <사진=기호일보 DB>
인천 송도 옛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 부지(92만6천952㎡) 개발계획이 나온 지는 꽤 오래 됐다.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채 매립을 통해 중고차 수출단지로 전락한 ‘송도해수욕장’ 개발과 ‘맥’을 이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도해수욕장은 당시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명성이 자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어 송도해수욕장은 개장이 가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송도해수욕장을 ‘전국 최고의 명승지’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때 한국 최초의 백화점인 ‘화신백화점’ 총수인 고(故) 박흥식(1903~1994)씨가 이 사업을 추진했다. 송도해수욕장 등 유원지 개발사업은 정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1963년 7월 개장한 이후 상당 기간 유명세를 떨쳤다.

대우자판 부지 또한 ‘알짜배기’ 땅으로 개발 밑그림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이 땅은 그 당시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뻐꾸기’시계 제품을 팔아 큰 수익을 올린 ‘한독’이 소유했다.

해당 부지를 대우그룹 계열사인 우리자동차판매(대우자판 전신)가 인수하면서 땅 주인은 대우그룹으로 넘어갔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우리나라를 엄습할 때 대우그룹은 이 터에 엄청난 개발 청사진을 내놨다. 본사와 105층(480m) 짜리 초고층 빌딩, 테마파크 등을 포함한 ‘대우타운’이 그것이다.

이 같은 개발계획은 정부의 재벌 해체 방침에 대우그룹이 몰락하면서 1999년 무산됐다. 이에 따라 땅 소유권은 대우자판으로 넘어오게 된다. 이후 민선 3·4기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전 시장 시절인 2007년 이곳에는 ‘무비 테마파크’ 조성 계획이 만들어진다. 1조5천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연수구 동춘동 일원 49만9천575㎡의 터에 시민들을 위한 최첨단 놀이 공간을 만들겠다는 밑그림이다.

하지만 이 계획도 얼마 안 가 ‘안갯속’으로 빠져든다. 부지 개발을 하겠다던 대우자판이 자금난에 빠지면서부터다. 대우자판 역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3개의 회사로 나눠진다. 이 중 존속 법인인 대우송도개발㈜이 새로운 땅 주인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대우송도개발㈜ 마저 2014년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는다. 결국 이 땅은 ‘개발’이라는 허울은 사라진 채 역대 최고 감정가격인 1조481억 원에 경매 시장의 매물로 나오는 꼴이 됐다. 4차례에 걸친 경매가 유찰되면서 감정가는 ⅓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한다.

그래도 ‘희망의 싹’은 보였다. 지난해 7월 부산 지역 부동산 개발업체인 대원플러스건설(이하 대원플러스)이 파산관재인과 수의계약으로 부지 매입(매매가 3천150억 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 올랐다. 기대는 곧 사라졌다.

대원플러스는 계약금 315억 원을 내고 잔금 납부는 하지 않아 부지는 또다시 경매에 들어갔다. 5차 경매일 1주여 일 앞두고 임대주택사업을 하는 부영이 이 땅을 3천150억 원을 주고 사들였다.

부영은 29일 개발사업 인허가 승인권을 갖고 있는 인천시로부터 최종 사업 기간 연장 통보를 받아 ‘송도 도심형 복합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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