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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학 인천 푸른꿈비전스쿨 교장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책을 많이 읽으면 언어 능력이 발달하고, 풍부해진 언어 능력은 사고력과 소통 능력을 향상시킨다. 책 속에 구성돼 있는 무궁한 지적 자원은 독자의 배경 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증진시키고, 창의력과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준다. 독서는 무엇보다 자신을 발견하게 해준다. 자신의 꿈과 비전을 발견하게 해주고, 영혼을 살찌워 건강한 인성을 가진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개인에게 독서가 중요하듯 기업이나 마을은 물론, 도시공동체에도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책 읽기에 성공한 기업이나 공동체는 시대를 앞서 갈 수밖에 없다.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선도적 위치에 설 가능성이 높다. 책 읽기에 성공하는 도시는 상호 협조와 상생의 문화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다. 독서운동을 통해 인문학적 토대가 두터워진 도시는 공동체적 성찰과 반성적 태도가 높기 때문에, 자연과 인간과 물질에 대한 상호 관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이처럼 책 읽기 운동은 그 공동체의 운명과 직결된 것이고, 그 도시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관건이 된다. 따라서 책의 도시 인천을 만드는 일은 인천시의 가장 중요한 핵심 문화사업이 돼야 한다.

 ‘세계 책의 수도(2015년 4월23일∼2016년 4월 22일)’ 임무를 완수한 인천시가 최근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 백서」를 발간했다. ‘세계 책의 수도’를 유치하는 과정에서부터 2016년 차기 ‘세계 책의 수도’인 폴란드 브로츠와프로 이양할 때까지의 추진 활동 및 6개 분야 45개 사업의 성과를 시기별, 분야별로 정리했다.

 문제점들도 지적하면서 겸허한 반성도 내놓고 있어 관심을 끈다. 앞으로 정리된 성과는 지속 발전시키고, 문제점들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천시는 "세계 책의 수도 사업을 통해 인천이 개항 이후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나서 ‘문화·인문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천시는 그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진정성 있는 정책과 실천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한다. ‘책의 수도 사업’에 배정됐던 예산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진정한 ‘책의 도시 인천’을 향한 기본 자세다. 사업들 중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들은 일상적인 사업으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시는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민간(출판·서점·기업) 등 관련 기관 간의 네트워크 구축이 미흡했고, 기업의 독서문화 활성화 환경이 잘 조성되지 않았다고 자체 평가했다. 이와 함께 출판 분야 및 작가 양성 지원 정책이나 인천만의 프로그램도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할 내용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 나와야 한다. 작은 도서관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 어떻게 관련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활성화 할 것인지 섬세한 각론이 정리돼야 한다. 평생학습의 중요한 단위이자 현장인 기업에서 독서운동의 모델을 만들고, 건강한 독서문화의 확산을 도모해야 한다.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양한 계층에 대한 독서 실태 파악이다. 그를 바탕으로 한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세계 책의 수도’ 기간에 만들어진 네트워킹이 더욱 활발하게 살아 움직여야 한다.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독서를 돕고 이끌어 갈 독서운동 전문가 등 핵심 인력의 육성과 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나간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은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행사가 아니라, ‘책의 도시 인천’을 위한 진정한 출발이어야 한다. 더 크고 넓고 깊은 독서문화 운동을 위한 물꼬여야 한다. ‘문화·인문도시 인천’이라는 공동체의 꿈을 향한 날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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