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새벽 인천의 대표적인 성매매집결지인 숭의동 옐로하우스 거리에 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 10일 새벽 인천의 대표적인 성매매집결지인 숭의동 옐로하우스 거리에 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옐로하우스’에 야릇한 홍등이 다시 켜지고 있다. 상대는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이다.

지난 9일 자정께 인천 유일의 성매매 집결지인 남구 숭의동 옐로하우스. 이곳 주변에는 어김없이 50∼60대 여성(일명 ‘마담’) 10여 명이 지나가는 손님들을 유혹한다. 예전과 달리 문 닫은 몇몇 업소들이 눈에 띄었지만 여전히 이곳을 찾은 수십 명의 사람들로 거리는 북적인다.

‘청소년 출입금지구역’ 팻말이 보이는 초입 골목부터 택시에서 내린 손님들과 승용차들이 비상등을 켠 채 호객하는 마담들과 실랑이를 한다. 바로 옆 수인선 숭의역 4번출구 인근에는 ‘삼삼오오’ 모인 외국인 무리들이 눈에 띈다.

이들 외국인 무리는 이곳이 익숙한 듯 당당하게 옐로하우스 중심가를 몇 바퀴 돌다 골목 한쪽으로 들어간다. 골목으로 들어서자 한 업소에서 이들을 반기는 마담과 아가씨들이 마중까지 나와 얼싸안으며 반긴다.

외국인 노동자 A씨는 서툰 한국말로 "여기 좋아"를 연신 외쳤다. 그는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 동료의 소개로 알게 돼 쉬는 날인 주말에 찾아오고 있다"며 "일부 업소만 자신들을 받아줘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이곳 대로변과 중심거리에도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았다. 2명에서 많게는 열댓 명으로 무리를 지은 외국인들이 여러 업소를 기웃대며 인근을 배회한다.

성매매집결지 정비대책 마련, 도시정비계획 사업 등 5개월에 걸쳐 점차 폐쇄해 나가겠다는 관계 기관들은 헛말을 한 셈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구가 도시정비계획 사업 등 옐로하우스를 폐쇄 진행 한다는 말만 해놓고 손은 놓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주민 최모(54)씨는 "청소년 출입금지구역 팻말이 있어도, 이른 아침 중고생이 지나가도 누구 하나 단속하지도 않고 신고를 해도 그냥 확인하겠다는 말뿐이다"라며 "설상가상 외국인들까지 술 먹고 주변을 배회하고 다니는데 무서워서 살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남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는 환경 개선 부분을, 순찰·단속은 경찰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최근에 청소년 출입금지 표지판 등을 추가로 설치했고, 폐쇄회로(CC)TV도 다음 달 중으로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옐로하우스와 관련해 112 신고가 들어오면 관할 지구대에서 바로 출동하고 있다"며 "관할서에서도 월 1∼2회 정기 순찰·단속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는 8일 인천시교육청에 옐로하우스 관련 민원을 접수했다. ‘근처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얼마 전 호객행위에 붙잡혀 들어갔다가 간신히 빠져나왔다’, ‘남구청에 매번 민원을 넣어도 곧 재개발로 없어질 예정이니 기다려 달라는 답변만 한다’ 등의 학부모 민원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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