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세월의 흐름을 의미한다. 수원시 고색동 일원에 자리잡은 수원산업단지가 그렇다. 조성된 지 10년이 됐다. 이곳이 경기도의 미래산업을 이끌고 있는 중심축으로 우뚝 섰다.

디지털 기술과 녹색 기술 등 신성장 동력 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청년과 중장년층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기업들의 산업 경쟁력을 키워 내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하고 있다.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자 향토기업인 삼성전자와 광교테크노밸리 내에 소재하고 있는 나노특화팹센터, 경기바이오센터 등 첨단 연구센터와도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융·복합 기술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산업단지가 그동안 쌓아 온 발자취와 성과를 살펴보고, 향후의 발전 방향 등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 염태영 수원시장이 수원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첨단산업 허브로 성장

수원시는 2003년부터 사업비 6천여억 원을 투자해 권선구 고색동 645번지 일원 120만5천488㎡의 터에 수원산단을 조성했다. 시는 정보기술(IT) 등 지역 특화산업 육성과 첨단산업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기존 시가지에 들어선 무질서한 이전 대상 기업들을 산단 내에 유치해 쾌적한 도시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담겨 있었다.

총 3개 단지로 만들어진 수원산단은 서울숲과 동일한 120만5천488㎡ 규모의 부지 면적을 자랑한다. 1단지 28만7천㎡는 2006년 6월, 2단지 12만3㎡는 2008년 12월 각각 완공됐다. 이곳에는 360여 개 기업이 입주해 활발한 경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3단지 79만5천387㎡는 지난해 12월 부지 조성이 마무리돼 현재 분양 중이다. 여기에도 9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생산활동에 나서고 있다. 수원산단의 전체 준공이 끝나면 총 1천여 기업이 입주한다.

▲ 수원산단전경

전기·전자, IT, 기계·금속, 의료정밀, 석유·화학 등의 업종 관련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최첨단 녹색 신기술을 보유한 다국적 외국기업 유치도 잇따르고 있다. 2010년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 ‘커민스필터’는 수원산단 1단지에 4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커민스필터는 최첨단 나노 파이버필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포함되기도 했다. 최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각광받는 드론 생산업체인 바이로봇도 들어와 있다.

시는 지역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드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단지 내에 전문기관과 연구소, 우수 기업 등을 유치해 ‘드론산업특구’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단지 내 기업과 함께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야외 시험장을 구축해 드론 테스트 비행과 드론 레이싱 경기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수원산단이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눈부시게 발전해 도내 첨단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을 줘 수원의 살림살이를 짊어질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수원시는 산단 내 시립어린이집 개원 등 복지 활성화로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 조성에 힘쓰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 고질적인 문제 해결

수원산단은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주차공간이 부족해 도로변 불법 주정차 문제로 늘 골머리를 앓았다. 시는 지난 4월부터 수원산단 주차난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1단지와 3단지에 각각 1곳, 4곳씩 총 602대의 차량을 주차할 공간을 마련했다.

1단지에 첨단업종 기업들이 입주해 폐수가 나오지 않아 가동한 적이 없었던 폐수처리장을 폐쇄하고 이 부지를 활용해 총 139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만들었다. 이곳 폐수처리장은 2005년 12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완공됐으나 입주기업 대부분이 첨단업종으로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적은 양의 폐수가 발생했다. 시는 매년 미가동 폐수처리장을 관리하기 위해 수천만 원씩 혈세를 투입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아 온 터였다.

 입주기업의 업종 제한도 풀렸다. 시는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한강유역환경청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3단지의 블록별 업종 제한을 해제했다. 3단지는 전자·기계 등 7개 업종 중 블록별로 단수 업종만 입주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업시장에서 발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입주기업인들의 의견이 많았다. 이런 현실을 인지한 시는 한강유역환경청과 환경 보전 방안을 논의한 결과, 입주기업 허용 업종을 의료정밀·광학기기·시계, 의료용 물질과 금속가공, 전기, 전자, 기계, 자동차부품 등 총 7개 업종으로 확대했다.

시 관계자는 "이 같은 규제 완화로 새로운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법적 여건을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 수원산단 기업인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불편사항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 기업하기 좋은 환경

수원산단은 지난 2월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관할 경찰서와 ‘안매켜소 운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매켜소는 ‘안전띠를 매고 주간 전조등을 켜고, 방향지시등을 켜서 사고를 예방하자’는 구호의 줄임말이다. 협약에 따라 입주기업들은 산단 소식지나 사내 게시판 등을 활용해 안매켜소 운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경찰도 산단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 수원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내부

맞벌이 부부나 여성 근로자들이 어린 자녀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도 문을 열었다. 총면적 1천571㎡,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시립어린이집은 13개 반 총 150명이 입소할 수 있다. 보육교사 20명이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자녀를 전담해 보육을 책임지고 있다. 내부에는 보육실과 다목적실, 교재교구실, 유희실 등 다양한 시설이 설치돼 있다. 성장기 아동들의 건강을 위해 어린이집 건축자재를 친환경 소재로 골라 건축물을 지었다.

수원산단에서는 톡톡 튀는 외관의 입주기업 건물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시는 기존에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로 대변되는 산단 기업의 모습에서 탈피하기 위해 2009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내 폭 25m 이상 도로변과 산단 전역 등 308㎡를 일반미관지구로 지정했다. 시는 미관지구에 새로 지어지는 입주기업 건축물의 형태와 구조, 색채를 심의하고 있다. 수원산단의 이미지를 첨단에 맞게 경관을 꾸미는 데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산단 내 미관지구가 확대되면서 개성 있는 입주기업 건축물이 하나둘씩 들어와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향후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산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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