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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범 아나운서
얼마 전 제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주제는 스트레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흔히 접하는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팽팽하게 조이다’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온 말입니다.

 의학적으로 정의하면, 우리 몸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해 체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반응을 뜻합니다. 그 전문의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부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측이 가능하고 이해할 수 있으면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면 자신의 발전과 인격적 성장을 돕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자가 진단법은 시중에 많이 소개돼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당황했던 적이 있었는지,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을 조절할 수 없다는 느낌을 얼마나 경험했는지, 신경이 예민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어느 정도인지, 개인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데 어느 정도나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 일상생활의 짜증을 얼마나 느끼고 다스릴 수 있는 지 등등의 항목들을 점검하는 방법입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야 사람마다 다 다르겠습니다만 전문가들은 일단 ‘멘털(mental) 갑(甲)’이 되는 훈련을 권유합니다.

그 방법으로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평소에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를 적절히 표현하기’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보다는 그렇게 된 원인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생기는데 이럴 때일수록 자신이 그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얼마나 느끼고 있는 지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시선을 항상 자기 자신에게로만 향하지 말고 밖으로 향하는 훈련’입니다. 시선을 자기 스스로에게만 고정시키면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의식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의 아주 작은 약점이 필요 이상으로 커다랗게 보이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셋째 ‘걱정거리가 생기면 자신이 열심히 걱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골라내서 집중 공략하기’입니다. 아무리 걱정하고 고민해도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거기에 대해 번민하다 보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없고 점점 더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주지하고 있는 것처럼 인간관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소통의 문제입니다. 지난주에 인천여성가족재단(대표 홍희경) 주최로 의미 있는 토크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하는 애인(愛仁) 토크 콘서트였는데, 주제는 ‘300만 인천 시대! 여성, 삶과 희망을 말하다’였습니다.

그 자리에는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각계각층 10명의 여성 패널이 출연했습니다. 섬으로 시집가서 느낀 33년의 삶, 홀보듬엄마(싱글맘)로 외동딸을 키우는 이야기, 20년 경력단절 기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찾고 있는 분과 그런 분들을 돕고 있는 직업상담사, 취업 준비하는 20대 젊은이의 꿈과 희망, 네 자녀를 키우고 있는 30대 중반의 ‘애국자’이야기,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후에 대한 솔직한 심경, 국제결혼으로 인천에 와서 ‘계산 김씨’의 시조가 된 다문화 여성과 여성 정책 모니터단원 등의 이야기가 참석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적셨습니다.

 이번 토크 콘서트가 더 특별했던 것은 패널들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행사장을 가득 메운 방청객들 각자에게도 ‘공감 버튼’이 주어져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유정복 시장은 패널들의 이야기와 방청객의 의견에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면서 공감과 조언, 그리고 인천의 여러 양성평등 정책에 대해 가감 없이 솔직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2시간이 5분처럼 짧게 느껴질 만큼 시간이 훌쩍 지나가서 아쉬움이 많았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들어야 합니다. 공감해야 합니다. 그래야 개인의 스트레스도, 지역의 스트레스도, 나아가 나라의 스트레스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과제입니다. 인간관계와 소통의 문제 때문에 겪고 있는 자신의 스트레스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해소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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