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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우 인천시 계양구청장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마르지 않는다.’ 고전 용비어천가에 수록된 구절을 자주 되새겨 본다. 역사의 정통성 전승과 탄탄한 계승 의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이 구절의 의미에 딱 맞아 떨어지는 우리 계양은 소중한 역사의 자산을 바탕으로 무한한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어떠한 역경과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요, 웅숭깊은 샘이다.

 지방자치 민선 5기를 완수하고 6기 반환점을 돌면서 지난 6년간 계양의 흔들리지 않는 뿌리와 마르지 않는 샘을 위해 계양 역사의 가치 구현과 자족도시로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해왔다.

먼저 계양의 역사적 가치를 말로만 전하지 않고 실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고려 고종 2년인 1215년에 ‘계양도호부’로 명칭되면서 ‘계양’이라 불리운 지 올해로 801년이 된 계양은 지명뿐만 아니라 그 유구한 역사와 중요성이 여러 역사적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고려 태조 23년(940년) 수주(樹州)로 읍격이 높아진 이래 안남도호부, 계양도호부를 거쳐 조선시대 부평도호부에 이르기까지 계양은 한강 하류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다.

현존하는 부평도호부와 부평향교가 연혁과 규모에서 인천도호부와 인천향교에 크게 앞서는 것도 역사적으로 담당해 온 역할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게 계양이 인천 역사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해왔고 역사적 가치의 재조명이 필요함을 대내외에 가는 곳마다 역설해 왔다. 그러나 ‘역사’란 무형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처럼 이제는 도처에 산재한 역사의 자취를 찾아서 볼 수 있도록 담아 내야만 한다.

계양산성 복원과 계양산성 박물관 건립은 계양구의 역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역사 복원이요, 정통성을 구현하는 진정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계양산성은 계양산 동쪽 능선에 있는 산성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군사적 요충지였는데, 지금은 성벽의 일부만 남아 있다.

2022년까지 산성 복원 및 성벽을 정비하고, 현재 인천시기념물 제10호로 지정돼 있으나, 그 이상의 역사적 가치가 있는 만큼 국가 지정 문화재 지정을 2017년에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산성복원과 함께 역사를 담을 큰 그릇은 ‘계양산성 박물관 건립’이다.

 계양산성의 출토 유물을 보존·전시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한 역사 교육장을 마련할 것이다. 2013년도 공립박물관 건립 지원사업 공모에서 지원이 확정돼, 현 연무정 자리에 총사업비 86억8천400만 원을 투입해 2017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성복원과 박물관 건립이 ‘뿌리’라면 마르지 않는 ‘샘’은 경제 기반시설인 ‘서운산단 조성사업’이라 하겠다. 김포공항, 서울외곽순환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및 경인고속도로가 인접한 사통팔달의 교통의 요충지인 계양의 지리적 특성을 살린 서운산업단지 조성은 재정 확충과 일자리 창출로 경제 도시로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개발제한구역의 특수성으로 인한 저렴한 분양가가 산업단지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원동력이 돼 지난 3월 8일 기공식을 갖고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 꽃 좋고 열매가 많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끊이지 않으니 시내를 이루고 바다로 간다고 했다. 계양산성 복원과 박물관 건립, 그리고 서운산업단지 조성은 꽃이나 열매는 아니다.

 계양의 뿌리와 샘이 깊어져 가는 수많은 과정 중의 하나이고, 진정 꽃과 열매는 구민들의 행복과 만족하는 삶의 질이리라. 34만 구민의 행복과 만족은 결코 쉽지 않은 대업(大業)이기에 민선 6기 반환점을 돌면서 부진 사업과 불만 민원을 다시 한 번 짚어본다. 언젠가는 꽃과 열매로 영글며, 멈추지 않고 발전할 계양을 확신하며 오늘도 제자리가 아닌 한 발짝, 일진월보(日進月步)하는 계양 발전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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