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더위를 피해 가족과 함께 가까운 제부도를 찾았다. 제부도로 들어가려면 물길을 지나야 하는데, 우리 가족은 썰물로 인해 길이 생겨서 바다를 차로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이 길을 지나가기 전까지는 바다로는 배로만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하루에 2번 물길이 열린다.

제부도에 도착해 산책을 하러 물 위에 설치된 다리 위를 바닷길을 보며 걸었다. 그런데 아빠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뛰라고 소리쳤다. 엄마와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걸어온 길을 돌아 뛰었다. 바다를 보니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 분 만에 물이 코앞까지 왔다. 그래서 엄청 뛰다가 다섯 번을 더 넘어졌다.

아까는 두 번 넘어져서 아팠는데 지금은 무서워서 다섯 번을 넘어졌는데도 하나도 안 아팠다. 뒤에서 막 코끼리떼가 몰려오는 것처럼 무서웠다. 우리 가족이 다시 다리 위로 올라왔을 때는 조금 전에 걸어갔던 길이 물에 잠겨 없어졌다. 몇 분 만에 생과 사가 왔다갔다 했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고 공포감이 엄습한다.

이번 여행으로 알게 된 것은 전에는 몰랐던 밀물과 썰물의 차이다. 옛날에는 밀물과 썰물이 그냥 물이 들어갔다 나왔다 해 갯벌이 생긴다는 것만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밀물과 썰물 때문에 어느 때는 정말 신기하고 예쁘지만 어느 때는 엄청 무서운 물길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엄휘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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